경향신문에 실린 '지하보다 아름다운 현진'이란 시론을 읽다가 소개된 시가 너무 맘에 들어 옮겨봅니다. 그런데 사실 그 시론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변심한 김지하보다 최근에 <뜨겁게 안녕>이란 책을 쓴 김현진이라는 작가가 훨씬 더 마음에 와 닿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어찌되었건 김지하의 아래 시는 제 맘에 쏘옥 듭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그 소, 애린 1
김지하
단 한 번 울고 가
자취 없는 새
그리도 가슴 설렐 줄이야
단 한 순간 빛났다
사라져가는 아침빛이며
눈부신 그 이슬
그리도 가슴 벅찰 줄이야
한때
내 너를 단 하루뿐
단 한 시간뿐
진실되이 사랑하지 않았건만
이리도 긴 세월
내 마음 길 양식으로 남을 줄이야
애린
두 눈도 두 손 다 잘리고
이젠 두 발 모두 잘려 없는 쓰레기
이 쓰레기에서 돋는 것
분홍빛 새살로 무심결 돋아오는
애린
애린
애린아.
'✒️ 긴 생각 짧은 글 > 2. 비스듬히 세상 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글] 바둑과 인생의 전략, 왕적신의 "위기십결((圍棋十訣)"(펌) (0) | 2016.12.07 |
---|---|
[시] 대학생 때 너무 좋아했던 "홀로서기 - 서정윤" (1) | 2016.12.07 |
[유머] 제1탄 - 먹는 게 남는 것! (0) | 2016.11.29 |
[시] 아줌마라 부르지 마라 (0) | 2016.03.28 |
인재를 귀하게 여겨라. - 마리오 원칙 (0) | 2013.02.20 |
[시] 아버지의 나이 - 정호승 (0) | 2013.01.29 |
[시] 이 또한 지나가리라. (0) | 2013.01.28 |
조지 워싱턴의 '사교와 대화에 필요한 110가지 에티켓' (0) | 2013.01.20 |
손자병법이 일러주는 조직생활의 지혜 (0) | 2011.08.31 |
[독서] 이지엽 시인의 "해남에서 온 편지" 외... (0) | 2011.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