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연말 어느 CF광고에 나왔던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라는 카피가 생각납니다. 당시에 너무 멋져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군요. 연말에 고생하시는 세상의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올립니다.
아버지의 마음
- 김 현 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이다.
아버지는 비록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폭탄을 만드는 사람도
감옥을 지키는 사람도
술가게의 문을 닫는 사람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아버지의 때는 항상 씻김을 받는다.
어린것들이 간직한 그 깨끗한 피로......
☞ 당시 경향신문 [여적]에 실린 김태관 논설위원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글도 한번 읽어보세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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