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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여행 며칠째이더라?"

by 무딘펜 bluntpen 2024. 11. 11.
■ 음성을 지나 3일전에 충주에서 묵었습니다다. 제 고향과 가까운 곳으로 한때는 '국광'이란 사과로 유명했죠. 충주에 있는 사과탑입니다.


■ 수안보에서는 우연히 들른 카페 정원에서 찍은 사진이 너무 맘에 든다고 주인이 커피값 대신 사진을 넘겨 받더군요.


■ 소조령의 사시마을을 지나는데, 한 여중생이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어린 두 여동생이 함박웃음을 머금고 달려와서 얼싸안고 반가움을 나눕니다. 세 자매가 손을 꼭 잡고걷는 모습이 얼마나 이쁘던지...


■ 소조령 근처의 펜션에서 운좋게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일찍 문경새재를 넘었습니다.

새재를 넘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에 입을 다물 줄 몰랐습니다. 이 길이 왜 한국의 아름다운 길 중에 베스트로 꼽히는지 알 수 있는 여행길이었습니다. 주말이라 사람들도 너무 많은 게 흠이였지만.


■ 문경읍의 진산인 주흘산의, 주변 산들과는 확연히 다른 웅장한 모습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문경 근처를 걷는 내내 나를 따라다니더군요.

영남대로 중에서 험로로 유명한 토끼비리길은 발길에 닳아 반질거리는 게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지만, 안전을 위해 대부분 코스에 데크와 로프를 설치해 놓아서 옛길이 망가진 듯한 느낌에 아쉬웠습니다.


토끼비리길에서 내려다본 진남교반과 맞은편 산등성이의 고모산성이 해질 무렵의 분위기에 잘 어울립니다.

저녁식사 겸 들른 중국집의 짬뽕 그릇은 거의 세수대야 수준입니다. 그래도 공기밥까지 추가시켜 깨끗이 해치웠습니다.


■ 오늘은 상주를 지나왔습니다. 시내를 들르지는 못했지만 상주가 왜 감으로 유명한 지는 확실히 깨닫고 왔습니다.


■ 오늘은 일정이 일찍 끝나서 낙산보 근처에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미뤄둔 여행기록들을 정리하며, 하루를 접습니다.


■ 집 떠난 지 일주일은 넘은 듯 합니다. 오늘이 11월 11일인 건 알겠는데, 며칠째 걷고 있는지는 헷갈립니다. 저는 이런 몰입 상태가 좋습니다. 아무 걱정도 생각도 없이 오로지 내 몸을 사용하여 걷는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좋은 밤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