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윤 시인의 "남편"이라는 시입니다.
<남편>
고규윤
고규윤
늦으면 궁금하고...
옆에 있으면 답답하고...
오자마자 자면 섭섭하고...
누워서 뒹굴거리면 짜증 나고...
말 걸면 귀찮고...
말 안 걸면 기분 나쁘고...
누워 있으면 나가라고 하고 싶고...
나가 있으면 신경 쓰이고...
늦게 들어오면 열받고...
일찍 오면 괜히 불편하고...
아주 이상하고
무척 미스터리 한 존재...남편
2.
우리 남편들은 아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아마 신혼일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애인'수준은 아닐겁니다. '웬수 덩어리'라는 말만 피해가도 본전은 하는 셈이죠. ㅎㅎ...
우리 남편들은 아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아마 신혼일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애인'수준은 아닐겁니다. '웬수 덩어리'라는 말만 피해가도 본전은 하는 셈이죠. ㅎㅎ...
사실 반대로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평가도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문제는 타인의 비슷한 행동에 대해서는 용납이 되면서도 유독 내 남편, 내 아내의 행동은 유독 눈에 거슬린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서로에 대한 "지나친' 기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대가 크니 그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이 큰 것이죠.
밤늦게 들어오든지, 게으르든지, 칠칠맞든지 내 남편이나 내 아내가 아니라면 신경 쓸 일이 없겠죠. 그러나 내 남편이고 아내이니 적어도 "요 정도 수준"은 해주리라는 기대가 결국 "평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는 것이겠죠.
자식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를 못하건 사고를 치고 다니건 내 자식이 아니면 신경 끄고 살텐데 "내" 자식이니 그러질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3.
해결책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나 그녀가 변하길 바라는 건 '백년하청'입니다. 내가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부터 서로에게 너무 기대하지 맙시다. 그가 또는 그녀가 당신의 남편이나 아내라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인간 그 자체가 달라질 리는 만무합니다.
남편이나 아내나 자식이기보다는 "인간 그 자체"로 보아줍시다. 가끔은 게으르기도 하고, 때때로 칠칠맞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제대로 맞춰줄 줄 모르는 "나와 똑같은"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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