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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1. 유쾌한 백수생활

야후 블로그 - 43. 너는 누구냐?

by 무딘펜 bluntpen 2008. 9. 4.
"너는 누구냐?"
2008/07/15 오 전 11:59 | 세상사 곁눈질 | [느티나무]

금일 동아일보에 실린 글을 보고 약간 객관성을 상실한 느낌이 들어서 오랫만에 몇 마디 적어본다.

기자의 얘기를 요약하자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위해 촛불시위를 했으니 그보다 더 엄청 잘못된 일인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도 촛불규탄시위를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공평하다라는 내용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일응 그럴 듯 하게 들리긴 했지만 기자가 생각하지 못한 면이 몇가지 있는 것 같다.(나는 촛불시위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사람은 아니며 한번도 참가해 본 경험은 없답니다.)

1. 한 마디로 "그렇게 말하는 너는 누구냐?"라는 것이다. 국가정세가 어찌 돌아가건 팔짱을 끼고 관망하는 제3자인가? 아니면 보수와 진보의 대결에서 판정을 내려 줄 '공정한' 심판자인가?  

다른 사람에게 규탄시위를 하라니 말라니 말하기 전에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낀다면 본인이 행동해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는 무고한 민간인의 피격 소식에 눈 감으면 안되고, 본인은 눈을 감아도 된다는 것인가?

본인이 먼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해야 한다.


2. 촛불시위는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와 함께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미흡한 정책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쇠고기 수입만을 반대하는 의미라면 예전의 기사를 살펴보건대 동아일보는 벌써 몇 년 전부터 사무실 등을 전부 촛불로 바꿨어야 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라. 만약 이번 사건도 정부가 국민의 뜻과 달리 미흡하게 처리한다면 어떤 형태로든지 항의의 뜻이 전달되지 않을까?


3. 색깔론이 아니라고 하면서 쇠고기 수입이나 피격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그래서 논리적 연결끈을 찾아보기 어려운 다음 표현은 무엇인가?

"2006년 10월 북한의 예상치 못한 핵실험 이후 진보 진영 일각에선 “북핵은 자위권”이라는 북측 논리까지 버젓이 등장해 국민을 당혹하게 했다"

이런 수준의 표현에 대해서는 다음 말을 참고했으면 한다. "내가 당신을 욕하는 건 아니지만 당신은 참으로 글을 제멋대로 쓴다."

### 가능하면 남을 비판하는 글은 쓰지 않으려는 것이 저의 생각인데 너무 생각이 얼토당토 않아서리... 죄송.


******* 이하 기사내용 일부 발췌 ********

“비무장의 연약한 여자 동포를 바로 등 뒤에서 갈기는 건 어떻게 말하려 하느냐. 두 달 동안이나
촛불을 태우던 애국의 정열은 이런 데 뿌려야 한다.”(ID 벨라도)

“미친 소에 당신들이 촛불을 밝힌 것처럼 금강산 사건도 북한의 무례한 행동으로 판명 날 경우 촛불을 드십시오. 당신들의 사회 참여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한쪽 편만 드는 당신들은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겁니다.”(ID 나도 정의)

박왕자(53) 씨가 북한 금강산 관광 도중 피격당한 소식이 알려지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 같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내세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참여한 사제단이라면 “무고한 민간인의 피격 소식에 눈 감을 수 있느냐”는 지적과 항의가 담겨 있다.

이 같은 댓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비롯한 이명박 탄핵연대, 진보연대 등의 홈페이지에도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국민을 그토록 생각하는 대책위에서 식탁 안전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 생명의 안전을 위해서도 촛불을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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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많은 진보 성향 단체가 대정부 투쟁엔 목청을 높이면서도 유독 북한 문제 앞에선 조심스러워지는 것은 아닌지도 짚어 봐야 한다.

2006년 10월 북한의 예상치 못한 핵실험 이후 진보 진영 일각에선 “북핵은 자위권”이라는 북측 논리까지 버젓이 등장해 국민을 당혹하게 했다. 일부 진보 진영에선 단골 슬로건이었던 ‘반전반핵’ 가운데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반핵’이란 표현이 슬그머니 사라지는 일도 있었다. 박 씨 피격 사건은 이념적 잣대로만 볼 수 없다. 그가 관광을 간 무고한 민간인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소박한 촛불들을 보고 싶다. 더는 제2, 제3의 박 씨가 나와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