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존경하는 직장 선배님 중에 '잔디밭 이론'을 주장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멀리 보이는 웅장한 건물 앞의 잔디는 녹색 물감을 고르게 칠해 놓은 듯이 한 결의 흠도 없이 자라고 있는데, 내 발 밑의 잔디는 군데 군데 패이고, 자갈도 보이고 심지어 누렇게 죽은 잔디도 보입니다.
어느날 고르게 잘 자란듯이 보이는 그 곳의 잔디를 우연히 둘러보게 되었는데 충격이었답니다. 거기도 가까이서 보니 내가 생활하던 곳의 잔디와 다를 바 없이 패이고, 자갈섞이고, 죽은 잔디가 있는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그 분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뜻은 남의 밥에 있는 콩이 커보이지만 결국은 내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내 것을 잘 지키며 충실히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이 또 말씀하시던 약간 변형된 버전은 '파도 이론'인데 내 앞에는 파도가 거칠고 멀리 보이는 곳은 잔잔한 듯 해도 결국 가까이 가보면 피장파장이라는 얘기였습니다.
2.
그 분이 근무하던 당시에 우리 직장은 그리 인기있는 곳이 아니라서 동기나 선후배들이 대부분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실정이었습니다. 그 분처럼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분이 드물었죠.
그러나 그 분은 위에서 말한 대로 자기 자리를 훌륭하게 지켜냈고, 결국은 주위에서 인정받으며 나름 높은 직위까지 올라간 후 훌륭하게 직장생활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제가 그 분의 말씀을 아직도 간직하는 건 그 분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3.
저도 그 분과 비슷한 길을 걸어서 지금의 자리에 와 있습니다. 직장생활의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그 분이 했던 말씀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됩니다.
그 분은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내가 발딛고 있는 곳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에 위안을 갖고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셨습니다. 그런 점에 제가 진심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누가 뭐래든 제게 주어진 것들 자체를 사랑하고자 노력하고 싶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를 아시죠?
그것이 내 삶일 테니까요. //
제가 존경하는 직장 선배님 중에 '잔디밭 이론'을 주장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멀리 보이는 웅장한 건물 앞의 잔디는 녹색 물감을 고르게 칠해 놓은 듯이 한 결의 흠도 없이 자라고 있는데, 내 발 밑의 잔디는 군데 군데 패이고, 자갈도 보이고 심지어 누렇게 죽은 잔디도 보입니다.
어느날 고르게 잘 자란듯이 보이는 그 곳의 잔디를 우연히 둘러보게 되었는데 충격이었답니다. 거기도 가까이서 보니 내가 생활하던 곳의 잔디와 다를 바 없이 패이고, 자갈섞이고, 죽은 잔디가 있는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그 분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뜻은 남의 밥에 있는 콩이 커보이지만 결국은 내 것과 다를 바 없으니 내 것을 잘 지키며 충실히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이 또 말씀하시던 약간 변형된 버전은 '파도 이론'인데 내 앞에는 파도가 거칠고 멀리 보이는 곳은 잔잔한 듯 해도 결국 가까이 가보면 피장파장이라는 얘기였습니다.
2.
그 분이 근무하던 당시에 우리 직장은 그리 인기있는 곳이 아니라서 동기나 선후배들이 대부분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실정이었습니다. 그 분처럼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분이 드물었죠.
그러나 그 분은 위에서 말한 대로 자기 자리를 훌륭하게 지켜냈고, 결국은 주위에서 인정받으며 나름 높은 직위까지 올라간 후 훌륭하게 직장생활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제가 그 분의 말씀을 아직도 간직하는 건 그 분의 생각과 행동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3.
저도 그 분과 비슷한 길을 걸어서 지금의 자리에 와 있습니다. 직장생활의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그 분이 했던 말씀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됩니다.
그 분은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내가 발딛고 있는 곳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에 위안을 갖고 어려운 상황을 "견디어" 내셨습니다. 그런 점에 제가 진심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누가 뭐래든 제게 주어진 것들 자체를 사랑하고자 노력하고 싶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를 아시죠?
저는 앞으로 저 시처럼 살고 싶습니다. 내 발 아래가 비록 움푹 패이고 자갈이 듬성듬성하지만, 그 가운데 살짝 고개 내민 풀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그 사랑스러움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그것이 내 삶일 테니까요. //
'✒️ 긴 생각 짧은 글 > 1. 유쾌한 백수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꽃에는 정말 향기가 없을까? (0) | 2018.06.29 |
---|---|
내 남편은 왜 저럴까? (0) | 2018.06.25 |
독서론] 책을 읽다가 맘에 드는 구절이 나오면... (0) | 2018.06.24 |
독서는 거울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다. (0) | 2018.06.23 |
소통은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한 관용이다. (0) | 2018.06.22 |
책과의 운명적 만남 (1) | 2018.06.16 |
왜 우리는 남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을까? (4) | 2018.06.15 |
독서는 두부 만들기다! (0) | 2018.06.11 |
내 삶의 오래된 흔적 (1) | 2018.06.10 |
생각에도 매뉴얼이 필요하다. (1) | 2018.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