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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204

오래된 시골모텔 이야기 ■ 오늘은 경기옛길-영남로 9코스, 10코스를 걸었습니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에 호호 손을 불며 병인양요 때 천주교 순교지인 죽산성지에 도착하니, 절묘하게도 때맞추어 하늘에서 햇빛이 내려옵니다. ■ 조용한 분위기의 10코스 '이천옛길'을 걸어 영남로의 최종점인 어재연 고택에 도착하였습니다. 드디어 경기옛길 7개 코스를 모두 완보하였습니다. 2년 전 경기둘레길을 걸었으니 제가 사는 경기도의 둘레와 방사선으로 뻗은 도내의 주요 지역은 대강 훑어본 셈입니다. ■ 지금까지는 경기옛길 앱의 도움을 받으며 편하게 걸어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누군가가 걸은 기록을 다운받아서 약간은 긴가민가하면서 부산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더구나 이 길은 제대로 검증된 길도 아닌데다가, 도로를 접하여 걷는 구간이 많아서 상당히 위험합니다.. 2024. 11. 7.
여행과 그림감상의 공통점은? ■ 미술평론가 선동기 씨의 '그림으로 세상읽기'라는 칼럼을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는 눈을 기른다는 게 참 필요하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을 해 본다. ■ 그림을 읽는 힘은 풍경을 읽는 힘과 다르지 않고, 풍경을 읽는 힘은 빛나는(솔직하고 꾸밈없는) 글 속에 드러나는 삶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감지하는 능력과도 닮았다. ■ 다음은 선동기 씨가 러시아 화가 레비탄의 그림에 대하여 쓴 칼럼 '봄날은 간다' 중 일부이다. "화면 정면에 거대한 검은색 구름 덩어리가 솟아 있습니다. 화면의 오른쪽과 왼쪽에서 흘러온 강물이 언덕 위 성당 앞에서 하나로 모였습니다. 언덕 밑의 바다처럼 넓은 회색 강물을 보면 얼마 전까지 많은 비가 내린 듯 합니다. 세상은 회색이 절반을 차지하지만, 풍경은 갓 씻어낸 과일처럼 맑습니다. .. 2024. 11. 4.
뭔 재미? 뭔 고생?... "중장거리 트레킹" ■ 나는 블로그를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 요즘은 그 동안의 여행기록을 정리하여 '나를 찾아 길위에 서다'라는 내 여행 블로그에 주로 글을 올리고 있다. 글을 올리면서 문득 내 블로그에 있는 이 여행기록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내 취미가 무엇이라고 정의할 지 궁금해진다. '여행'이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 테고, '걷기'라고 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며, '배낭여행'이라고 하실 수도 있겠다. ​ ■ 모두 맞는 얘기다. 다만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것은 "중장거리 트레킹"이다. 일반적인 여행보다는 내 두 다리에 의지하는 바가 크고, 걷기임에는 틀림없지만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처럼 하루 이틀 걷는 게 아니라 연속해서 일주일 이상 걷는 점이 약간 다르다. 그리고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을 배낭에 짊어지고 다니긴 해도 풍경.. 2024. 10. 23.
"말의 고삐" 제대로 잡기 ■ 아침에 작은 딸애랑 식사를 하면서 재미있는 얘기를 나누었다. ㅡ 딸 : 밀크티를 먹고 싶어서 빽다방에 가려고 하면 왜 꼭 비가 올까요? ㅡ 나 : 과연 그럴까? 내가 보기엔 너는 비가 안오는 날에도 빽다방에 자주 들락거린 것 같은데... 비오는 날만 유독 기억을 많이 하는 것 아닐까? ㅡ 딸 : 그런가? 머피의 법칙, 한 마디로 편향적인 선택적 기억의 성향인가요? ㅡ 우와, 무슨 그런 어마무시한 용어를 사용하냐? 놀랍구나. ■ 매일 집에서 컴퓨터 게임에만 몰두(?)하는 딸아이한테서 그런 단어가 나오다니! (오해는 마시라. 딸아이는 게임도 즐기지만 게임 관련 일을 하는 프리랜서다) 나도 여행이 아니면 집에 붙어 있고, 딸아이도 거의 집안에서 생활하니 자주 얘기를 나누는데, 특히 단어와 개념에 대한 이야.. 2024. 10. 22.
하루 41km씩 111일간 걸어 "코리아둘레길 그랜드 슬램 달성" ★ "단독•무지원•연속 완주로 4,500km '코리아둘레길 그랜드 슬램' 달성" ■ 지난 9월 23일에 강화도 평화전망대를 출발한 지 13일만에 고성 통일전망대에 도착해서 "DMZ 평화의 길"을 완보했다. 우회코스를 포함하여 36개 코스, 521km를 쉬지 않고 걸었다.  ■ 2021년 7월 해파랑길에서 시작하여 같은 해 남파랑길, 22년에 서해랑길에 이어, 이번에 DMZ 평화의 길을 완보함으로써 111일 만에 코리아둘레길 그랜드슬램을 공식 달성하였다. 21년 7월 5일에 부산 오륙도에서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코리아둘레길의 첫걸음을 뗀 이후로 모든 길은 단독, 무지원, 연속으로 진행하였고, 1일 평균 걸은 거리는 4개 둘레길 비슷하게 약 41km이다.  나의 걸음이 빠르지 않아서 시간당 3.5km 정도.. 2024. 10. 16.
111일만에 4,500km 걸어... 10월 초 "코리아둘레길 그랜드 슬램" 달성 ㅡ 13일간의 DMZ 평화의 길 완주기록 ✅️ 지난 10월 5일, 토요일에 통일전망대에 닿아 "DMZ 평화의 길"을 완보하였다. 9월 23일 평화의 길이 정식 개통한 직후, 강화 평화전망대에서 출발한 지 13일 만이다. ✅️ 이로써 코리아둘레길 4,500Km를 "공식적으로" 111일 만에 완보하였다. 물론 비공식인 완보는 2022년 10월에 평화누리길을 걸음으로써 달성하였지만, 이번 9월 23일 10시에 두루누비가 오픈하자마자 이를 이용하여 공식적으로 달성한 기록이다. ✅️ 백두대간이나 코리아둘레길을 비롯한 다른 둘레길을 걸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길을 걸으며 가급적 꼼꼼하게 여행기록을 챙겼다. 코스별로 십여 페이지 정도의 자료와 사진과 내 생각들을 정리하였다. 여행기는 나의 기록임과 동시에 다음에 이 길을 걸을 분들을 위한 조그만 밑걸음이.. 2024. 10. 15.
✒️백수의 정의 친구들과 카톡을 하다가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갑자기 백수에 대하여 내 나름대로 정의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백수는 먹고 노는 사람이 아니다. 백수는 놀고 먹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놀고, 출출해지면 먹을 뿐"백수는 먹기 위해서 일하지 않는다, 즉 생계를 위하여 자기의 노동을 팔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논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 지 않고 무위도식한다는 것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엄청 바쁘다. 백수 과로사라는 얘기를 들어보셨는지.가장 중요한 일은 먹고 살기 위해 근 반평생을 방치해 둔 나 자신을 창살없는 감옥에서 꺼내어 깨끗이 빨고 햇볕에 잘 말리어 다림질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남의 인생을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잘 다림질된 나를 걸치고 나답게 살아 보아야겠다.두번째는 이제까지 먹고 살기.. 2024. 5. 25.
✒️ 진달래와 보리피리 설겆이를 하다가 문득 주방 창으로 내다본 뒷산에 분홍빛 안개가 어른거린다. 해마다 이맘 때에 아파트 뒷곁에 핀 진달래를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건 안양천을 앞에 두고 삼성산을 뒷곁에 둔 배산임수 아파트에서 즐길 수 있는 계절의 호사다. 진달래 핀 걸 보니 문득 문둥이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린 시절 참꽃(진달래) 핀 곳에는 혼자 가지 말라고 어른들이 타일렀 다. 그곳에 문둥이가 있어서 어린 아이들의 간을 빼먹는다고. 문둥병에는 어린아이 간이 특효약이라는 말과 함께. 그 때도 설마하는 마음에 믿지는 않았지만 혼자서 진달래 핀 곳을 지나치노라면 어른들한테 들은 그 말이 생각나 주변을 조심스레 둘러 보기는 했다.이런 말을 들으며 자란 애들이 문둥병 환자를 보면 외면하는 것은 당연했으리라. 어른들 역시 진실과.. 2024. 5. 25.
✒️꽃을 보는 세 가지 방법 1.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ㅡ 주자 풀도, 꽃도, 사람도... 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은 존재가치와 그로 인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풀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그 안에서 더 큰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은 바로 내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 잡초로 보려하면 잡초가 보이고, 꽃으로 보려하면 꽃이 보이는 것이다. 이왕이면 꽃으로 보면서 이 길을 걸어가자. 세상 모든 것이 꽃이고 나는 꽃길만 걷는 셈이다.​2.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ㅡ , 나태주 모든 것을 대강 훑어 보지 말자. 모든 사물은 내 머리속에서는 퉁쳐서 '그게 그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각각의 존재형태는 모두가 개별적이고 특별한 것이.. 2024. 5. 23.
싸우지들 마세요 (노자에 따르면) 세상을 제대로 다스릴 사람이라면 자기 스스로 귀히 여길 보물이 없어야 한다. 자기가 꿈꾸는 세상이 옳다 하여 그 세상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벗어나면 갈등과 분열, 혼란과 파국이 그의 책임 하에 찾아올 것이다. 무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외곬은 아니어야 나라 살림을 맡길 수 있지 않겠는가! 박종인, p.33 1. 노자를 편애하면서 30년 가까이 여행기자라는 특이한 경력으로 살아온 박종인 씨가 쓴 책이다. 2003년 출판되어 품절된 것을 중고로 구했다. 여행을 좋아하는데다가, 제대로 이해는 못하지만 무조건 노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게으른 성격 탓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탈이 난다는 노자의 생각이 내 맘에 딱 든다) 2. 자기가 생각하는 옳은 세상.. 2022. 10. 26.
나도 꼰대일지 모른다. 1. 외국 출장 후에 며칠간 코로나 때문에 자가격리 중이다. 덕분에 며칠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새벽에 항상 하는 걷기를 하고, 오후에도 산책삼아 한 두 시간 걷는다. 오늘도 점심 식사 후에 산책길에 오른다. 사람들이 많은 낮 시간에는 소음을 신경 쓰기 싫어서 거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오늘 들은 음악은 . 최백호 버전을 좋아한다. 그리고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 김윤아의 도 좋다. 친구들에게 최백호의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고 있다고 카톡에 올렸다. 최백호 노래 정말 좋은데 요즘 젊은 애들은 그 유명한 가수를 잘 모르고, 그래서 그의 노래 얘기를 하면 꼰대 취급 당하기 십상이라서 씁쓸하다는 친구의 답글이 올라온다. 꼰대! 하긴 나도 산책할 때 어르신들이 뽕짝을 크게 들으며 지나가면 눈쌀을 .. 2021. 2. 28.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 1. 인터넷을 처음 고안한 사람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혁신적 군사기술을 이끌어낸 버니바 부시라는 물리학자에 대한 이야기 중에 그가 활쏘기, 담배 파이프 깎기, 사진 찍기, 잡다한 기계 만들기 등 취미가 다양했었고, 그것이 그이 창의성의 뿌리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2. '별걸 다' 관심을 가지는 버시바 부시를 머리 속에 생각하다가 문득 라는 노래가 생각나서 찾아보니 1990년대 초에 노영심이 부른 노래였다. 3. 들어보니 가사가 너무 재미있어서 올려본다. 이 노래 말고도 변진섭의 이라는 재밌는 가사의 노래도 노영심 작품이다. 유투브에서 노래를 찾아 들어보면서 나처럼 옛날 추억에 잠겨 보시길... ----- 별걸 다 기억하는 남자] 노영심 나를 .. 2020. 12. 25.
떠나야할 때 맥문동이라는 식물이 있다. 마치 난처럼 길쭉한 이파리가 나 있고 하얀꽃에 검정색 열매가 다닥다닥 열리는데, 신기하게도 콩과란다. 뿌리를 캐보면 콩과식물 특유의 뿌리혹박테리아를 볼 수 있다. 한겨울에 흰눈을 머리에 소복하게 이고도 파랗게 생명력을 뽐내는 녀석들이라서 조경식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사는 관사를 올라가는 나무로 만든 계단 좌우측에도 맥문동이 줄지어 심어져 있다.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데 강추위를 이겨낸 맥문동도 힘을 못쓰고 시들어 사라지는 때가 있다. 바로 뿌리에서 새잎이 날 때이다. 봄이 한창일 즈음 겨울철을 견뎌낸 잎들 사이에서 붓끝처럼 가느다란 새순이 돋는가 싶더니 금방 파릇한 이파리가 씩씩하게 올라온다. 그러면 그동안 고난늘 견디고 질긴 생명을 지켜왔던 오래된.. 2019. 5. 8.
190122(화) 마키아벨리는 공화주의자다. 1. 지금 이 자리로 오기 전까지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모셨던 존경하는 분을 따라해 본 것인데, 꽤 오랜 시간 꾸준히 해보니 습관이 되었습니다. 자리를 옮기고 편지쓰기를 그만 둔 지금, 조금 편하기는 하지만 제 생각과 생활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특별히 수신인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다시 펜을 듭니다. 2. 어제는 처음으로 관사에서 혼자 잠을 잤답니다. 아내와 큰 딸이 어제 저녁에 이불이랑, 식기, 옷가지 등 기본적인 살림살이를 날라다 주고 돌아갔습니다. 큰 딸이 그러더군요. 이런 집에서 혼자 오래 생활하면 도인이 되는 것 아니냐고. 사실 한동안은 그렇게 지내고 싶은 내 맘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국제식 당구대를 들여놔도 공간이 남을 듯하고 가구조차 .. 2019. 1. 22.
군인과 소방관 우리나라에서 제일 존경받는 공무원은 소방직 공무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악전고투하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그들에게 보내는 박수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군인은 아니지만 국방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비슷한 수준의 위험한 일을 하는 군인들은 왜 그만큼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건지에 대하여 궁금해집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징병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의무복무를 한 분들의 대부분이 가지게 되는 군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이 그 한가지 일겁니다. 그리고 군은 특유의 계급정년제도로 인하여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진급을 하지 못하여 전역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에서 내쳐진다는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간부들이라고 해서 군에 대하여.. 2018. 12. 12.
♣ 가장 훌륭한 대화법 "복사화법" / 김효석 1. 유투브를 통하여 《김효석박사의 유쾌한 대화법》을 보다가 무릎을 탁 치는 멋진 대화요령을 배웠다. 이름하여 '복사화법!' 복사화법이란 대화를 할 때 상대가 질문하면 그 말을 그대로 복사하여 질문하고, 상대가 대답하면 그 말을 그대로 복사하고 끝에 '~구나'라는 말만 붙이는 화법이다. 주의할 점은 내용 뿐만 아니라 상대의 말하는 속도와 톤까지 그대로 복사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2. 김효석 교수가 복사화법에 대한 사례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단장한 아내와의 대화를 예로 들었는데 내용이 참 재미있다. 아내 : 여보, 나 뭐 변한 거 없어? (눈치채지 못해도 당황할 필요 없다) 남편 : 여보, 뭐 변한 것 같은데! 아내 : 나 머리했잖아. 남편 : 아! 머리했구나. 아내 : 이 머리 어디서 했게? (그걸 어.. 2018. 8. 17.
♣ 노회찬과 염치 1. "염치"의 사전상 정의는 '체면을 차리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그런데 '염치없다'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염치있다'는 말은 별로 들어보지 못했다. 그만큼 염치있는 사람이 드물다는 뜻일 게다. 며칠 전에 정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의원이 운명을 달리했다. 그가 받은 4천만원은 뇌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삶을 가벼이 하는 그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이 시대에 드문 "염치廉恥있는 사람"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듯 하다. 그의 명백한 잘못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통해하고, 정의당의 지지율이 사상 최대치를 갱신한 걸 봐도 그렇다. 2. 염치라는 단어와 관련하여 두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먼저 염치에서 유래된 듯 보.. 2018. 7. 31.
♣ 왜 '내로남불'일까? - 귀인오류에 대하여 "인간은 남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 사람의 성격에 초점을 맞추고, 나의 행동은 내가 처한 상황에 비추어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1. 회사원 A씨는 오늘 아침 출근하다가 여직원 B씨가 서류뭉치를 떨어뜨려서 종이들이 바닥에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때 바로 옆을 지나가던 C씨가 이 광경을 흘깃 쳐다보고는 그냥 가는 것이 아닌가. 1) 이 경우 A씨는 C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돕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 A씨도 아침에 팀장에게 급한 보고가 있어서 B씨를 도와주지는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이 경우 A씨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도 나는 지금 바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2. 유사.. 2018. 7. 30.
내 마음의 깨진 유리창 1.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어보셨죠.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혀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입니다. 꼴초인 저의 경우도 길거리를 가다가 담배꽁초가 한 두 개 버려져 있는 장소가 눈에 띄면 "양심의 부담을 덜 느끼며" 무단 투기를 하곤 합니다. 요렇게요! 1994년 뉴욕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Rudolf Giuliani)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적용하여 당시 범죄의 온상이었던 지하철 내의 낙서를 모두 지우도록 했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강력 범죄 소탕에 더 힘쓰지 않고 낙서나 지우고 있는 뉴욕 시를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지워도, 지워도 낙서는 다시 생겨났습니다. 때문에 모든 낙서를 지우는 데 수년이나 걸렸.. 2018. 7. 20.
♣ 낡은 지도 한 장의 기적 - "일단 행동해야" 1.제2차 세계대전 당시 헝가리군 정찰대가 겪은 믿지 못할 실화다. 이 정찰대는 알프스 산맥을 가로질러 적진을 수색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산맥을 넘어가던 중 갑자기 눈이 오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계속된 눈보라로 길은 알아볼 수 없었고, 결국 정찰대는 사방이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험난한 산 속에서 길을 잃게 되었다. 소대장은 당황했고 부대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소대장은 물론 소대원들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저 손놓고 구조를 기다릴 수 밖에. 2.그런데 다음날 뜻하지 않는 곳에서 행운이 찾아왔다. 어떤 소대원의 침낭에서 알프스 산맥의 지도가 발견된 것이다. 정찰대는 환호했고 소대장은 너무나 기뻤다. 모두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지도에 .. 2018.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