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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대학생 때 너무 좋아했던 "홀로서기 - 서정윤" "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이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 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홀로서기 3편, 다시 홀로서며 6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시로서 전문은 꽤 길다. 홀로서기 1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가 만나는 것이다. 1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놓이 쳐들고 날리는 아득한 미소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이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2 .. 2016. 12. 7.
[시] 그 소, 애린 1 - 김지하 경향신문에 실린 '지하보다 아름다운 현진'이란 시론을 읽다가 소개된 시가 너무 맘에 들어 옮겨봅니다. 그런데 사실 그 시론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변심한 김지하보다 최근에 이란 책을 쓴 김현진이라는 작가가 훨씬 더 마음에 와 닿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어찌되었건 김지하의 아래 시는 제 맘에 쏘옥 듭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그 소, 애린 1 김지하 단 한 번 울고 가 자취 없는 새 그리도 가슴 설렐 줄이야 단 한 순간 빛났다 사라져가는 아침빛이며 눈부신 그 이슬 그리도 가슴 벅찰 줄이야 한때 내 너를 단 하루뿐 단 한 시간뿐 진실되이 사랑하지 않았건만 이리도 긴 세월 내 마음 길 양식으로 남을 줄이야 애린 두 눈도 두 손 다 잘리고 이젠 두 발 모두 잘려 없는 쓰레기 이 쓰레기에서 돋는 것 분홍빛 새살로.. 2013.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