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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 2008년 연말 어느 CF광고에 나왔던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라는 카피가 생각납니다. 당시에 너무 멋져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군요. 연말에 고생하시는 세상의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올립니다. 아버지의 마음 - 김 현 승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어린것들은 아버지의 나라다.-아버지의 동포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 2016. 12. 22.
[시] 김광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모두가 살기 위해서 살고 있었다" 4.19세대가 오랜 세월 후 느끼는 이런 감정을 오늘날의 촛불세대는 먼훗날 과연 어떤 식으로 다시금 느끼게 될까. 연말에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지하철 안에서 갑자기 (세태와 상관없이도) "부끄러운 생각"이 문득 떠올라 적어본다. > - 김광규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는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2016. 12. 17.
[시]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 tvN 드라마 4회에서 공유가 읽고 있던 시가 맘에 들어 찾아 보았다. 김인육 시인의 "사랑의 물리학", 무심한 듯 하면서도 끌리는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바로 앞에 포스팅한 시크릿 가든의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처럼 김은숙 작가는 정말 적절한 장면에 적절한 표현을 귀신같이 집어넣을 줄 안다. [김고은(지은탁)이 주고 간 김용택 시인의 '꼭 한번 필사하고 싶은 시' 를 읽고 있는 공유(김신)] 사랑의 물리학 - 김인육 질량의 크기는 부피와 비례하지 않는다 제비꽃같이 조그마한 그 계집애가꽃잎같이 하늘거리는 그 계집애가지구보다 더 큰 질량으로 나를 끌어당긴다 순간, 나는뉴턴의 사과처럼사정없이 그녀에게로 굴러 떨어졌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진자운동을 계속하였다... 2016. 12. 10.
[시] 김은숙 작가의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언어의 마술사, 김은숙 작가가 조합한 시가 아닌 시"지금 tvN에서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 4회를 보고 있다.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지만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끌린다. 그 맛깔스런 대사 때문이다. 아래의 글은 5명이 시인이 지은 시집 제목을 나열해 놓은 것인데 에서 나올 때그게 정말 멋진 시처럼 보였다. ♥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너는 잘못 날아왔다. 진동규 시인의 시집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홍영철 시인의 시집 '가슴속을 누가 걸어가고 있다'황동규 시인의 시집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황인숙 시인의 시집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김성규 시인의 시집 '너는 잘못 날아왔다' 서로 다른 시인들의 시집 제목이 .. 2016. 12. 10.
[시] 김용택 시인의 "사랑"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우리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 교보빌딩 앞 광화문 글판에 아래와 같이 김용택 시인의 "사랑"이라는 시의 일부가 올려졌었습니다. 그 전문을 찾아서 올려봅니다. 김용택 시인의 글들은 별다른 기교없이도 그 소박함과 진솔함으로 가슴을 울려주곤 합니다. 김용택 시인의 "사랑"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이 몹시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 계절이 옮겨 가고 있듯이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 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의 끝에서 .. 2016. 12. 10.
[시]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어제 JTBC에서 손석희 앵커가 꺼지지 않는 촛불, '빈자일등'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서 화면에 비추어 준 시가 눈에 들어 오길래 찾아보았더니 노혜경 시인의 시네요. 이미 당신은 문밖에서 저문다 굳센 어깨가 허물어지고 있다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내가 가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세계는 갸륵한 연대로 구성돼 있다. 한 세대가 이루지 못한 것을 다음 세대가 이룬다. 문밖을 넘어오지 못하고 허물어지는 “굳센 어깨”들이 얼마나 많은가. 거기, 저무는 사람은, 어두워지기 전에 거기로 가고 있는 ‘나’를 기억하라. 저무는 자리는 그리하여 다시 밝아지는 자리이다. 이 연대가 눈물 나는 것은 거기, 한 존재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고, 이 연대가 자랑스러운 .. 2016.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