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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10

[어린시절] 크리스마스 새벽의 찬송가 소리 지금이야 별다른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나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교회도 자주 갔다. 여름성경학교나 겨울철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열심히 활동하다가 뜸해지곤 했지만... 어린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더라도 우리 동네에서는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개념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먹고사는 일에 직접 관련이 없는 '여분의' 물건을 준다는 개념은 없었다. 안줘도 되는 것인데 특별히 은혜를 베풀어서 주는 물건을 선물이라고 한다면, 선물이라고 굳이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가끔씩 들리는 친척들이 사가지고 오는 종합선물세트 정도가 있었을까. 하여튼 크리스마스 카드는 주고 받아 봤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는 개념은 어린시절 나의 머리속에는 없었고 그것이 요즈음 내가 같은 무신론자인 내 딸들을 대하.. 2008. 12. 26.
081222 놀꺼리(4) 가이생; 또다른 전쟁 가이생은 회전(會戰,かいせん), 즉 대규모 병력들이 격돌하는 것을 일컫는 일본말 '가이센'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많이 했던 놀이는 국민가이생인 오징어가이생과 그것을 변형한 정말 과격한 놀이인 말X가이생이었다. 1. 먼저 오징어 가이생 이건 가이생 중에서 우리나라 전국에서 행해지던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라서 별도로 설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징어 가이생의 놀이방법은 아마도 영화를 보신 분들이 잘 아실 듯 합니다. 2. 말X가이생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이 가이생에 대한 설명은 없더군요. 그렇다면 우리 지방에서만 했었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명칭이 거시기해서 설명들을 안 올린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이런 명칭이 왜 붙게 되었나를 설명하기 위해 제가 그린 그림을 보여드리면 쉽게 .. 2008. 12. 22.
081222 놀꺼리(3) - 감히 비석을 패대기를 치다니! 장난감이 없던 어린시절에 손바닥만한 돌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던 놀꺼리 중의 하나는 비석치기였다. 우리 동네에서는 비럭치기라고도 했다.[비석치기 중 오른발등치기를 하는 모습]1. 놀이도구 필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손바닥만한 돌 하나. 안정적으로 세우기 쉬운 직사각형의 모양이 가장 좋고 잘 깨지지 않는 단단한 돌이 유리합니다. 부딪칠 때 경쾌한 소리가 난다면 금상첨화!2. 놀이준비 먼저, 4~5미터 간격으로 공격선과 수비선의 두 줄을 나란히 긋습니다. 다음은 편을 갈라야죠. 보통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한 팀에 보통 4~5명 이내가 적당합니다. 진 팀은 수비선 위에다 자기 돌을 세웁니다. 이때 가능하면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땅을 파서 세운다거나 가로로 길고 낮은 돌을 세우기도 합니다. 3. 놀이방법.. 2008. 12. 22.
081121 순해네 집앞의 연못 직장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건물 몇 층에서 떨어지면 사망할까 하는 황당한 소재가 나왔다. 4층이니 5층이니 별 쓰잘데 없는 얘기를 나누는 중에 갑자기 어린시절에 순해네 연못의 빨래터 옆 버드나무 위에서 떨어져서 죽을 뻔 했던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순해는 내 어릴적 죽마고우다. 지금은 10가구도 안되는 피폐해진 깡촌마을이지만 그 당시에는 20가구 쯤 살았는데 같은 나이의 남자친구들이 서넛 있었고 그 중에서 순해와 나는 유독 같이 놀기를 좋아했다. 하긴 내가 순해와 많이 어울리게 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순해네 집에 동네에서 제일 잘 사는 집이라서 가끔 가면 먹거리를 챙겨줄 때가 있다는 점과 집에 책들이 제법 있다는 점이었다. 어릴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동네에 있는 책은 거의 대부.. 2008.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