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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2. 비스듬히 세상 보기

♣ 가장 훌륭한 대화법 "복사화법" / 김효석

by 무딘펜 bluntpen 2018. 8. 17.

1.
유투브를 통하여 《김효석박사의 유쾌한 대화법》을 보다가 무릎을 탁 치는 멋진 대화요령을 배웠다. 이름하여 '복사화법!'

복사화법이란 대화를 할 때 상대가 질문하면 그 말을 그대로 복사하여 질문하고, 상대가 대답하면 그 말을 그대로 복사하고 끝에 '~구나'라는만 붙이는 화법이다.

주의할 점은 내용 뿐만 아니라 상대의 말하는 속도와 톤까지 그대로 복사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2.
김효석 교수가 복사화법에 대한 사례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단장한 아내와의 대화를 예로 들었는데 내용이 참 재미있다.

아내 : 여보, 나 뭐 변한 거 없어?
(눈치채지 못해도 당황할 필요 없다)
남편 : 여보, 뭐 변한 것 같은데!

아내 : 나 머리했잖아.
남편 : 아! 머리했구나.

아내 : 이 머리 어디서 했게?
(그걸 어떻게 알겠수. 그러나... )
남편 : 그 머리 어디서 했는데?

아내 : 아파트 입구에 미용실이 하나 생겼는데 미용실 이름이 되게 웃긴다. 까꾸뽀꾸래. ㅎㅎㅎ
남편 : 아파트 입구에 미용실이 하나 생겼구나… 미용실 이름이 정말 웃기네. 까꾸뽀꾸라고. ㅋㅋㅋ

아내 : 나 이거 얼마주고 했게?
(내가 그걸 어떻게 아누? 그렇지만)
남편 : 얼마주고 했는데?

아내 : 만원 줬다.
남편 : 만원 줬구나. (여기서 결정적 한 마디를 보태는 센스!) 싸게 했네.

아내 : 나 예뻐?
남편 : 참 예쁘네.

3.
김효석 교수는 다른 사례로 딸 수빈이와 대화하는 장면을 들었는데 이것도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딸 : 아빠!
아빠 : 수빈아!!

딸 : 아빠, 이게 뭐게?
아빠 : 수빈아, 그게 뭘까?

딸 : 이거 그림이다.
아빠 : 그거 그림이구나!

딸 : 이거 무슨 그림이게?
아빠 : 그거 무슨 그림일까?

딸 : 이거 해바라기 그림이다.
아빠 : 그거 해바라기 그림이구나!

딸 : 이거 누가 그렸게?
(여기서 많은 아빠들이 실수한다. "니가 그렸지?" 이러면 산통 다 깨진다. 알아도 모른 척 복사화법을 계속해야 한다)
아빠 : 그거 누가 그렸을까?

딸 : 이거 수빈이가 그렸다.
아빠 : 그거 수빈이가 그렸구나!

이렇게 하면 한 시간도 대화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

지식이 많지 않아도, 상대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해도 괜찮다. 단지 귀기울이고 맞장구 쳐주는 것만 잘해도 훌륭한 대화가 된다는 걸 배웠다.

마지막으로 김효석 교수는 대화를 하면서 내가 정말 하기 어려운 요령을 강조한다. "오버하라."

노력은 해보아야 하겠지만 대화 중에 오버하는 내 모습을 상상만 해도 왠지 닭살이 돋는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