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투브를 통하여 《김효석박사의 유쾌한 대화법》을 보다가 무릎을 탁 치는 멋진 대화요령을 배웠다. 이름하여 '복사화법!'
복사화법이란 대화를 할 때 상대가 질문하면 그 말을 그대로 복사하여 질문하고, 상대가 대답하면 그 말을 그대로 복사하고 끝에 '~구나'라는 말만 붙이는 화법이다.
주의할 점은 내용 뿐만 아니라 상대의 말하는 속도와 톤까지 그대로 복사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2.
김효석 교수가 복사화법에 대한 사례로 미용실에서 머리를 단장한 아내와의 대화를 예로 들었는데 내용이 참 재미있다.
아내 : 여보, 나 뭐 변한 거 없어?
(눈치채지 못해도 당황할 필요 없다)
남편 : 여보, 뭐 변한 것 같은데!
아내 : 나 머리했잖아.
남편 : 아! 머리했구나.
아내 : 이 머리 어디서 했게?
(그걸 어떻게 알겠수. 그러나... )
남편 : 그 머리 어디서 했는데?
아내 : 아파트 입구에 미용실이 하나 생겼는데 미용실 이름이 되게 웃긴다. 까꾸뽀꾸래. ㅎㅎㅎ
남편 : 아파트 입구에 미용실이 하나 생겼구나… 미용실 이름이 정말 웃기네. 까꾸뽀꾸라고. ㅋㅋㅋ
아내 : 나 이거 얼마주고 했게?
(내가 그걸 어떻게 아누? 그렇지만)
남편 : 얼마주고 했는데?
아내 : 만원 줬다.
남편 : 만원 줬구나. (여기서 결정적 한 마디를 보태는 센스!) 싸게 했네.
아내 : 나 예뻐?
남편 : 참 예쁘네.
3.
김효석 교수는 다른 사례로 딸 수빈이와 대화하는 장면을 들었는데 이것도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딸 : 아빠!
아빠 : 수빈아!!
딸 : 아빠, 이게 뭐게?
아빠 : 수빈아, 그게 뭘까?
딸 : 이거 그림이다.
아빠 : 그거 그림이구나!
딸 : 이거 무슨 그림이게?
아빠 : 그거 무슨 그림일까?
딸 : 이거 해바라기 그림이다.
아빠 : 그거 해바라기 그림이구나!
딸 : 이거 누가 그렸게?
(여기서 많은 아빠들이 실수한다. "니가 그렸지?" 이러면 산통 다 깨진다. 알아도 모른 척 복사화법을 계속해야 한다)
아빠 : 그거 누가 그렸을까?
딸 : 이거 수빈이가 그렸다.
아빠 : 그거 수빈이가 그렸구나!
이렇게 하면 한 시간도 대화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
지식이 많지 않아도, 상대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해도 괜찮다. 단지 귀기울이고 맞장구 쳐주는 것만 잘해도 훌륭한 대화가 된다는 걸 배웠다.
마지막으로 김효석 교수는 대화를 하면서 내가 정말 하기 어려운 요령을 강조한다. "오버하라."
노력은 해보아야 하겠지만 대화 중에 오버하는 내 모습을 상상만 해도 왠지 닭살이 돋는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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