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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18

081117 벌써 새해 달력을 보내오다니! 잠깐 바깥에 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앞에 선 분이 한손에 둘둘 말아 쥔 것을 보니 달력이다. 2009년도 달력...오늘 아침 기온이 무척 떨어져서 외투를 안 걸치고 나온 것을 후회하게 만들더니 벌써 이정도로 계절이 깊었나 싶기도 하고,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벚나무의 잎사귀들이 반도 넘게 떨어져 마치 듬성듬성한 내 머리통을 연상시키는 걸 보니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겠구나 싶기도 하다.새해 달력을 보면 항상 생각나는 싯구가 있다.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2008. 11. 17.
081114 베에토벤 바이러스의 강건우와 버락 오바마 내가 즐겨보던 MBC의 수목드라마 베에토벤 바이러스가 드디어 18회로 막을 내렸다. 워낙 야간에는 술에 쩔어살기 때문에 주말 재방송을 주로 보는데 그래서 마지막회도 놓쳐버렸다. 마지막회에는 강마에가 가요인 '거위의 꿈'을 지휘하고 그에 맞추어 인순이씨가 노래를 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딸아이가 말해 주었다. 클래식을 주제로 하는 베바에 대중가수라서 예술의 전당 공연을 허가받지 못한 인순이씨가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주말에 방송될 마지막회에 기대가 된다. 하여튼 어제는 조금 일찍 퇴근을 한 덕택에 종합편이 방송되는 걸 일부 보았는데 그 중에 어떤 분이 한 말이 생각난다. 강마에는 결과는 중시하는 리더십이고, 강건우는 과정과 참여를 중시하는 인간적인 리더십이라고... 그리고 앞으로는 후자.. 2008. 11. 14.
081114 여기자K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 "보결인생ㅋ"[펌]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가 한겨레의 칼럼 중에서 "여기자 K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라는 제목에 이끌려 들어가서 몇 가지를 읽어보았다. 재미있다. 이게 한겨레 신문에 연재되는 건가? 딱딱한 일간지에 실리기에는 너무 재미있게 글을 풀어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쉬운 일들도 그의 손에만 넘어가면 어려운 일들로 돌변하는 수습남기자 K의 이야기라던가, 취재원과의 전화통화를 하기 전에 긴장에 긴장을 거듭하고 오히려 상대방이 인터뷰를 거절해 주어서 빨리 통화가 끝났으면 하는 바라는 소심함 등 정말 내가, 그리고 내 주위에서 자주보지만 표현하기 힘든 내용들을 솔직담백하게 글로 옮겨놓았다. 사실 나도 블로그에 이런 식으로 솔직하고 마음에 와 닿으면서도 메시지가 있는 글을 쓰고 싶은데... 글솜씨도, 경험도 그리.. 2008. 11. 14.
081112 마음 다스리기에는 당구가 최고!  어제는 오랫만에 친한 후배랑 당구를 쳤다. 그 녀석은 당구실력이 400이고 나는 300. 실력에서 밀리는 건 당연하지만 250씩 놓고 히로없이 맞붙었다. 왜냐하면 사실은 이번 주말에 당구대회에 출전을 하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그 룰대로 한번 해 본 것이다. 결과는? 첫 게임은 1승 2패, 두번째 게임은 스트레이트 2패로 코가 납작해졌다. 실력차이는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오랫만에 당구를 쳐보니 정말 마음대로 안된다. 나야 원래부터 후루쿠(압니다. 표준어가 아니라는 것...ㅋㅋ)로 배운 당구라서 '감'에 의존해서 치는 스타일인데 오랫동안 큐를 잡지 않아서 녹이 많이 슬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정작 당구를 치면서 더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몸이 맘대로 안 따라주는 것 보다는 마음이 예전과는 달리 평정심.. 2008. 11. 12.
081110 가을 단상 담배연기를 뿜으며 가을을 바라본다. 곧 낙엽으로 떨어질 담쟁이 덩굴이 마지막 싱싱함을 뽐내고, 이제 내 세상이라고 외치는 듯 단풍나무의 화려한 자태는 견줄 자가 없다. 이미 벚나무는 반 이상 잎을 떨구고 월동준비에 돌입했고 가을산의 단풍들은 차창유리속에서도 점점 붉어져만 간다. 이제는 온 몸이 따뜻한 햇살을 그리워하게 될 그러한 계절이 왔다는 신호겠지. 이 계절을 또 무엇을 의지하며 따스하게 보낼까나! [벽돌담 위의 담쟁이가 붉게 물들었지만 오히려 여름보다 더 싱싱해 뵌다.] [신관 앞의 단풍나무... 붉다 못해 타오른다.] [가을... 그 쓸쓸함과 쇠락의 시간!] [메타세콰이아의 커다란 덩치는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푸른 잎을 뽐내고 있다.] [차장에 비친 가을풍경 1] [차창에 비친 가을풍경 2] [차창.. 2008. 11. 11.
081109 막바지 가을단풍을 보내며... 단풍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산이라도 가서 처절한 가을의 마지막 외침을 들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사무실에서 오늘까지 처리하지 않으면 다음 한 주가 고단할 만한 일이 있어서 오후에는 차를 몰고 사무실로 향했다. 날씨가 꾸리하니까 단풍도 제 빛깔을 드러내지 못하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온 산이 붉게 타오르는 모습은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나의 마음속에 불길을 당긴다. 사무실에 도착하여 남산을 바라보니 붉게 타오르는 자태가 눈길을 잡아끌어서 그냥 들어가긴 섭섭하다.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셔터를 눌러본다. 평상시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의 모습을 찬찬히 카메라에 담아보니 이렇게 아름답구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아쉽지만 이 정도로 올 가을은 보내 주어야 할 것 같다. [안양에서 서울대.. 2008.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