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요시타케 신스케라는 일본인 만화가가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한 컷짜리 만화로 그려내면서 그에 대한 생각을 덧붙인 글이다.
<이게 정말 사과일까>라는 책으로 유명세를 탄 이후에 비슷한 스타일로 이 책을 펴냈다.
"일상적 삶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이 믿음은 가지만 감동은 크지 않다."는 게 나의 솔직한 평가다.
다만 평상시에 관찰하고 생각한 것들을 수시로 스케치해두었다가 글쓰기을 위한 소재로 사용하며, 이 책도 그런 스케치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은 배울만하다.
2.
책을 읽고나서 몇 가지 생각나는 장면을 꼽는다면...
1) 너무 가까워서 하기 힘든 일

"저는 왼손잡이라 왼쪽 손톱을 잘 깎지 못합니다. 여러분도 경험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건 자주 쓰는 쪽을 쓰지 못하기 때문이죠.
너무 가까워서 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교육 현장에서도 부모라서, 선생님이라서 할 수 없는 일도 많이 있지 않나요? 주로 쓰는 손의 손톱을 깎기 힘든 것처럼 너무 가까워서 어려운 일로 여겨지게 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잘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는 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특히 가족에 관계된 일이나, 더구나 내 자신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는 것에 유난히 서툰 나로서는 이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2) 남을 응석부리게 한다는 것
"남을 응석 부리게 한다는 건 결국 자신을 응석 부리게 하는 것과 같아요. 계속 남을 응석 부리게 하면 그것이 반드시 자신의 목을 조른다는 말이 굉장히 공감이 되더군요.
저는 여러 사람을, 가족을, 세상을, 사회를 응석 부리게 하는 것 때문에 결국은 잡아먹히는 날이 오리란 걸 막연히 각오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남에게 단호히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서 흐리멍텅하게 대응하면서 그 사람에게 틈을 주면 언젠가는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는 의미이다. 자식들의 교육과 관련하여 요즘에 절실히 느끼게 되는 사실이다.(이 글을 쓰면서 왜 이런 생각을 했는지 자세히 말해 주었다면 굉장히 재미있는 글이 되었을 것 같다. 물론 말못할 사정이 있었으리라는 짐작이 없는 건 아니다.)
3) 부부사이
"부부 사이도 그래요. 이 사람은 왜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건가, 싶어 발끈할 때가 있습니다. '너는 왜 그걸 못 해!'라는 불만이, 사람으로 하여금 고민하고 괴로워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아닌가 싶었던 겁니다."
@ 관계없는 사람이면 불만도 없습니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이 (내가 생각하기에) 사소한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왜 그리 짜증이 나는지요. 그러나 한숨 돌리고 곰곰히 생각하면 상대에 대하여 (타인들에 비하여) 공평하지 않은 기대를 품은 나에게 오히려 잘못이 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3.
마지막으로, 이 책에 대해 그리 높은 평가를 주진 못하지만 내가 본 것, 내가 생각한 것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이 너무 부럽다. 미술학원이라도 다녀야하나!요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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