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들을 탐독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다른 종류의 책을 읽느라 이에 대한 관심이 뜸했었다.
최근에 직장생활을 위하여 관사로 이사오면서 처음 두달 동안은 혼자 생활했다. TV나 컴퓨터도 없고, 세탁기도 없어 손으로 빨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자의가 아니더라도 타의에 의해서 미니멀하게 살 수 밖에 없었다.
아니러니 한 것은 집안에 가구가 별로 없으니 예전 살던 집에 처박아 두었던 로봇청소기가 이제 드디어 걸리적 거리는 물건 없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두달 동안 나의 유일한 동반자이며 도우미였다)
가족 모두가 이사오면서 나의 생활 패턴은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가구와 물건들이 쌓이고, 내가 정돈해 두었던 물건들이 엉뚱한 곳에 헤메고 있는 걸 보며 살짝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그 짧은 혼자만의 기간 동안 내가 느낀 행복감과 편안함은 미니멀리즘의 가치와 의미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하자 곧바로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아마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은 지금의 나의 상황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2.
저자 황윤정은 네이버카페 '미니멀 라이프'를 운영하는 블로거이다. 일상생활에서 부닥치는 소유와 욕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의 느낌들을 잘 표현해 놓았다. 더구나 하나하나의 방식에 집중하기 보다는 의미를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글들이 많아서 내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근검절약과 미니멀리즘은 다르다는 걸 알게 해주었고, 가족들에게 내 방식을 강요하기 보다는 스스로 실천을 통하여 유용성을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설명은 고개가 끄덕여졌다.
3.
이런 공감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과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는 많은 물건의 소유가 내 삶에 플러스보다는 결국 마이너스가 될 거라는 사실은 결코 잊지 않아야겠다.
4. 기억할 문구
1) p.212
미니멀리즘은 근검절약이 아니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면 근검절약이 따라올 수는 있지만 둘의 관계에는 공통점이 없다.
근검절약은 끊임없이 물건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은 물건에 집중된 관심을 끊어내는 것이다.
<과거의 나를 끊어내다>에서
2) p.193
공짜로 제공되는 것에는 위험이 담겨 있기 마련이다. 가치를 지닌 것에는 반드시 값을 치러야 한다.
- 미국작가 로버트 그린의 말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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