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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2

왜 우리는 남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을까? 1. 며칠 전에 읽은 《질문의 힘》이라는 책에서 본 가장 인상적인 글귀입니다. "사람들이 남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 하지 않는 문제는 우리가 자연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 즉 패턴인지능력과 관련이 있다. 인간의 뇌는 적은 양의 정보를 익숙한 패턴과 비교하여 처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능력 덕분에 우리는 자잘한 세부사항에 매몰되지 않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빨리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 덕분에 우리는 상대가 약간의 정보만 알려주었는데도 예전에 들었던 뻔한 얘기로 판단하고, 끝까지 들으려는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들게 된 것이다." - p.167 2. 다른 어떤 책에서 읽은 바로는 수렵생활을 하던 시절에 인류의 이런 능력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약하디 약한 인간은 호랑이나 사자와.. 2018. 6. 15.
독서는 두부 만들기다! 1. 휴일에는 두부 만들기를 시도했다. 콩을 불려 믹서기에 갈고 끓인 후 비지를 제거하고 간수대신 간장 희석시킨 걸 부으니 순두부 비슷한 게 생겼다. 그러나 아무래도 간수 없이 제대로 두부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아 인터넷을 통해 간수를 주문했다. 2. 책을 읽는 것은 두부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물리적 수고와 간수라는 화학적 반응, 그리고 긴 기다림의 시간이 가미되어야 한다. 3. 두부를 만드는 과정은 꼬박 반나절 이상을 콩을 불리는 일에서 시작된다. 불린 콩을 요즘이야 믹서기에 갈면 되지만 예전에는 맷돌에 갈았다. 한 손으로 맷돌을 돌리면서 한 손으로는 맷돌 주둥이에 타이밍 맞춰 수저로 콩을 떠넣는 일은 상당한 기술과 인내심을 요한다. 4. 다음은 불 앞에서의 사투다. 콩물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2018. 6. 11.
♣ 이 한 구절이 당신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지도 모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에 나오는 첫 문장입니다. 이 문장에는 '시간과 공간과 인간'이 등장하며 앞으로 전개될 소설의 방향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결말까지도 암시하는 소설사에 빛나는 문장으로 극찬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문장과 함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머리에 나오는 다음 문장도 매우 유명합니다. "행복한 가정은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다른 이유로 불행하다." 저는 사실 《안나 카레니나》를 이 문장 때문에 읽게 되었습니다. 다른 책들을 읽거나 주위에서 워낙 많이 인용을 하길래 도대체 저 문장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하여 소설을 읽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도 제 독서에 많은 영향을 준 고마운 문장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여러분도 이 두 문장은 외워 두.. 2018. 6. 1.
정 안되면 고양이 이야기를 써라.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국내도서저자 : 곽재식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8.05.09상세보기 며칠 전에 딸애가 책을 사달라는 카톡을 보내왔습니다. 곽재식이라는 작가가 쓴《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 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라는 책입니다.글쓰기를 직업으로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중도에 포기하지말고 어떻게든 꾸준히 글을 쓰라는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가 흥미있는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글을 쓰다가 쓸거리가 떨어졌을 때 사용하는 비상수단을 몇 가지 일러주고 있는데, 우선 꿈이야기를 써라, 확 건너 뛰어서 '5년 후...'라고 써라, 누군가를 죽여라, 비밀 이야기를 써라 등이 그것입니다. 제가 웃음이 빵 터진 것은 작가가 제시하는 최후의 비상수단인 아래 글.. 2018. 5. 24.
♣ [독서] 평생의 친구가 될만한 책, 베스트 5 최근들어 독서가 즐거워졌다. 행복하다. 그동안 읽은 책들을 정리해 보니 거의 300권 가량이다. 정리해 보니 어떤 책들은 내가 이 책을 읽었던가 싶은 책들도 있지만 또 어떤 책들은 읽을 당시의 감동이 떠올라 그것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한다. 다만 대부분의 책들은 읽고 나서 버려진 듯한 느낌이 든다. 미력하나마 서평을 쓰거나 좋은 글귀를 뽑아보는 등 정리를 하지 못한 점 때문에 아무래도 찜찜함이 남는다. 모든 책에 대하여 서평을 쓸 필요는 없으리라. 그러나 꼭 기억해 두고 싶은 책들은 읽은 다음에 억지로라도 몇 자 적어두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책을 읽을 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절대적인 독서량을 확보하기보다는 평생동안 내가 가장 아끼는 책, 굳이 정의를 하자면 10번 이상 읽은 .. 2018. 3. 16.
[서평] GRIT "그저 그런 미국식 자기 계발서" "그저 그런 미국식 계발서" 열정과 끈기가 세상살이에서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재능이나 행운도 그에 못지 않게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했다기 보다는 흔한 자기계발서처럼 성공의 한 요소인 끈기를 강조함으로써 한때 반짝 눈길을 끈 책으로 보인다. 그릿 GRIT국내도서저자 : 앤절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 김미정역출판 : 비즈니스북스 2016.10.25상세보기 I. 주요 내용 책의 부제는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이라고 표현되어 있는 GRIT이란 사전적으로 투지, 끈기, 불굴의 의지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저자는 "열정과 집념이 있는 끈기" 정도로 이를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말로는 정확히 일치하는 말이 없어서 원.. 2017.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