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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1. 유쾌한 백수생활

야후 블로그 - 12. 가장 좋은 냄새

by 무딘펜 bluntpen 2008. 9. 4.
12. 가장 좋은 냄새
2007/01/18 오 전 9:00 | 스쳐가는 짧은 생각들 | [느티나무]

어제부터 사무실에 방향제를 설치했다. 일정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향이 방사되는 기계이다. 어떤 사람들은 참 냄새가 좋다고 얘기하고, 어떤 이들은 냄새가 독해서 머리가 아프단다.

어떤 책에서 읽으니 사람은 오감 중에 냄새에 의한 기억이 가장 오래 간다고 한다. 그만큼 냄새에 의한 인상도 강렬하다는 반증이리라.

그만끔 사람마다 좋아하는 냄새와 싫어하는 냄새에 대한 선호도가 각별한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과일향도 화장품 냄새도 아니다. 바로 잠이 깰까 말까한 아침의 어슴푸레한 전등불 아래에서 마누라가 내 와이셔츠를 다릴 때 나는 약간의 비누향과 옷감이 눌는 듯한 냄새가 뒤섞인 향이다.

그 냄새를 맡을 때마다 왠지 모를 따뜻함과 고마움이 느껴진다. 다리미질을 하느라 주저앉은 마누라의 펑퍼짐한 엉덩이도 이럴 때는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그 냄새에 이끌려 잠에 취한 몸을 간신히 일으키고 나와보면 그 때 눈비비고 일어나는 딸애의 약간 부은 듯한 눈도 귀여워보인다.

나는 행복한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