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긴 생각 짧은 글/1. 유쾌한 백수생활

야후 블로그 - 4. 한 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고

by 무딘펜 bluntpen 2008. 9. 4.
4. 한가치 담배도 나눠 피우고
2007/01/04 오 전 11:28 | 스쳐가는 짧은 생각들 | [느티나무]

어제는 정말 오랫만에 내가 소대장일때 중대장으로 모시던 분과 본부중대장으로 근무할 때 대대장으로 계시던 분들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벌써 오래 전 기억이고, 상관들이셨지만 부대생활을 하면서 또 훈련을 같이 하면서 나름대로 고생을 했던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데 군대생활을 생각하면 나는 항상 떠오르는 군가의 한 구절이 있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고, 1절의 첫머리도 생각나지 않지만 2절 첫 소절이 “한 개피 담배도 나눠 피우고...”로 시작하는 군가이다

나는 군대를 늦게 다녀왔다. 동기들이 대부분 4, 5년 정도 젊은 편이었기에 혼자 외로움을 많이 탔던 것으로 기억된다. 누구에게나 군대의 훈련은 힘들다고 기억되지만 우리 나이로 29살이었던 나에게 유독 훈련은 고되게 느껴졌고 그 틈틈이 피우는 담배는 그나마 내가 위안을 느끼는 거의 유일한 것이었다.

그렇게 한 두달을 같이 받다보니 하나 둘씩 좋은 동기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친구반 형님반으로 지내다 보니 훈련의 어려움도 반감되는 느낌이었고, 길게만 느껴졌던 5개월간의 훈련 생활이 끝나고 드디어 각자 근무할 부대로 헤어져야만 했을 때의 감정은 눈물이 핑 도는 안타까움과 아쉬움이었다.

그리고는 서로 헤어져 부대 일에 묻혀 살다 가끔씩 힘든 훈련을 치르면서 휴식 중에 담배 한 개피를 물 때마다 나는 그 군가가 항상 머릿 속에 맴돌았다.

어느덧 전역을 하고 이제는 예비군훈련까지도 마친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 시절 그 전우들은 가끔 나의 뇌리속에서 같이 피던 담배연기처럼 아스라한 모습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