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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1. 유쾌한 백수생활

야후 블로그 - 24.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by 무딘펜 bluntpen 2008. 9. 4.
24.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2008/07/15 오후 1:50 | 스쳐가는 짧은 생각들 | [느티나무]

요즘 모 휴대폰 회사 광고에 보면 쩍벌남의 매너를 고쳐주는 대형 집게가 나온다. 그런데 이런 사람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이 많다.

어제는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마침 자리가 났길래 앉아서 책을 읽으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지하철이 신도림을 지날 무렵에 옆 사람이 내리고 신도림에서 승차한 한 여성분이 앉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분의 친구가 같이 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정말 할 얘기도 많은가 보다. 잠시도 쉬지 않고 수다를 떠는 게 아닌가? 잠시 고개를 들어 눈치를 주어도 아랑곳 않는다. 대화의 주제도 다양하고 목청도 튼튼하다. 도저히 책에 집중할 수가 없어서(사실은 영어 원서라서 머리도 좀 아프고 해서...ㅋㅋㅋ) 결국 책을 덮고 말았다.

그렇게 한 두 정거장을 지났을까? 이번에는 장사꾼이 팔에 감는 밴드를 팔기 위해 들입다 소리를 지른다. 뻔한 스토리... 원래 비싼 건데 회사가 망해서 이번 기회에만 천원짜리 딱 두장에 모신다는...

그 장사꾼이 다른 칸으로 건너가니 이번에는 늙수그레하신 아저씨 한 분이 예수천당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르고서 주예수를 믿으라고 소리소리 지르신다.

날씨도 더운데 정말 너무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위에 지치고 업무에 시달린 이 중생이 제발 퇴근길 만큼은 몸과 마음을 편히 하고 갈 수 있도록... 내가 듣기 원하지 않는 것은 듣지 않을 자유를 보장해 주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