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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1. 유쾌한 백수생활

야후 블로그 - 27. 짧은 것이 좋다?

by 무딘펜 bluntpen 2008. 9. 4.
27. 짧은 것이 좋다?
2008/07/27 오후 6:35 | 스쳐가는 짧은 생각들 | [느티나무]

"주례사와 여자들의 미니스커트는 짧을수록 좋다."

속설에 따르면 여자들의 치마길이는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안 좋으면 그만큼 옷감을 아끼느라 여자들의 치마길이가 짧아진대나 뭐래나...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류의 이야기라는 생각이든다. 하여튼 날씨도 더운데 너무 길게 입고 다니는 것은 입는 본인이나 보는 사람이나 답답할 수 밖에 없으니 몸매와 각선미에 자신있는 여성분들이 짧게 입고 다니는 것에 반대할 생각이 없다. 전혀~~~

그런데 주례선생님의 주례사는 어떨까? 나는 결혼식 때 대학 은사님께서 주례를 서 주셨다. 그런데 이 교수님께서 원래 충청도 분이라 말씀이 좀 느리신데다 처음으로 주례를 서시는 분이셨다. 미리 주례사를 A4용지에 빡빡하게 인쇄를 해 오신 것을 보고 무척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도 나도 첫(?) 결혼식이라 워낙 정신이 없어서 얼마나 길게 했는지는 기억이 없다.

짧은 것에 대해 얘기가 나오니 문득 요즘 자주 쓰는 줄임말들에 대해 생각이 미친다. 예를 들면 우생순, 놈놈놈, 눈눈이이 같이 영화제목을 줄여서 부르는 경우 말이다.

이렇게 말을 함부로 줄여서 부르다보니 나중에는 본래 무슨 말이었는지 잊어 버리고 오히려 본래 제목을 얘기하면 그게 뭔데? 하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까지 생긴다. 그야말로 본말이 전도되고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꼴이다.

조금 더 얘기를 진행하자면 오늘날과 같은 초스피드의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간단한 말이 잘 먹혀 들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본뜻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대표적인 예가 한자어이다.

요즘 애들(이 말을 쓰고 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나이 들어가는구나 하는 서글픔도 들지만...)은 한자를 잘 모르다 보니 우리말 중에 한자어의 뜻을 잘 새기질 못하는 것 같다.

언어는 문화이고 역사인데 그 본래의 의미를 모르고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혹자는 한자도 원래 우리말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천년이 넘게 써온 것을 지금와서 우리 것이니 아니니 하는 것은 따질 가치도 없다. 그리고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말의 뜻을 정확히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쉬운 것, 빠른 것이 좋은 점이 있다. 그러나 다소 불편해도 제대로 배우고 사용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필요할 때가 있다. 내 생각에는 언어가 그렇다. 줄임말도 좋고 온라인 언어도 사용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제대로 알고 썼으면 한다.

갑자기 글이 무거워졌네... 이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