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땅에 태어나서(정주영 자서전) |
책정보 |
정주영 지음 1998년, 솔출판사 |
독서이력 |
*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 2' 추천도서 |
독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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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좀 할 줄 아는 사람. 도전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인물 |
[느낀 점]
물론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대한 그의 공헌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 그대로 '만약 우리 현대가 그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 경제는 최소한 10년에서 20년은 뒤떨어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동의한다.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새마을 운동의 열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내 머리 속에 현대와 정주영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대표주자로 각인되어 있다.
다만, 92년 대선에 통일국민당 대통령 후보로 정치판에 뛰어 든 건 5, 6공을 거치면서 정권에 대한 실망에서 직접 국가를 위해 뛰어보자는 생각에서 결단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정주영다운 판단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해보며, 또한 그룹 후계자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여 형제의 난 끝에 결국 큰 아들의 횡사를 가져오고, 현대그룹 또한 갈갈이 찢겨져서 오늘날 현대자동차그룹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음은 아쉬운 점이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주로 재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하여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많다. 그리고 현대는 정경유착이 아닌 자신과 기업 스스로의 노력에 의하여 발전하였음을 유달리 강조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겠지만 그것은 각자의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라고 보며, 다만 다음 글에서는 어느 정도 그의 속마음이 엿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사회 전반이 다 같이 혼탁하고 무질서하며 비윤리적이었으면서 그 사회의 산물이었던 기업과 기업인에게만 독야청청하지 못했던 죄를 묻는 것은 역시 공정치 못하다. 모든 사람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우리가 살아 나가는 과정에는 공과가 함께 있기 마련이다. 공만 있는 인생도, 과만 있는 인생도 없다. 기업의 과정도 마찬가지이다."(pp.369-370)
인상 깊었던 부분은 88올림픽 유치와 관련하여 전력투구하는 장면이었는데 당시 IOC위원이던 김택수씨의 무신경과 정부의 열의 부족에는 너무하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여튼 우리가 선진국 도약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기틀을 잡은 올림픽을 유치에 크게 기여한 점은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재벌과 기업가들에 대한 알 수 없는 부정적 시각을 가진 것에 대하여 약간의 미안한 감정도 느꼈다. 뭐니뭐니 해도 국가경제는 기업이 일하기 좋은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전체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으며 정부는 기업들이 일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맡은 역할임을 망각해서는 아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지금 우리는 그러한가?
@ 정주영씨의 역대 대통령(정부)에 대한 평가
1. 박정희 : 박대통령도 나처럼 농사꾼의 아들이었다. 박정희 대통령과나는 우리 후손들에게는 절대로 가난을 불려주지 말자는 염원이 서로 같았고, 무슨 일이든 신념을 갖고 '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사고와 목적의식이 뚜렷했던 것이 서로 같았고, 그리고 소신을 갖고 결행하는 강력한 실천력이 또한 서로 같았다. 공통점이 많은 만큼 서로 인정하고 신뢰하면서 나라 발전에 대해서 같은 공감대로 함께 공유한 시간도 꽤 많았던, 사심이라고는 없었던 뛰어난 지도자였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혜택을 받은 것은 없었지만 '현대'의 성장 자체가 무엇보다 경제발전에 역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박대통령의 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pp. 249-250)
2. 전두환/노태우 : 5·6공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지도자 복이 참 없는 나라라는 생각을 나는 많이 했다. --- 권력을 막강한 힘만으로 알고 막강한 책임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는 집단의 정치 아래서 기업을 하면서 살아내기란 보통 괴로운 일이 아니었다. 갖가지 비리에 얼룩진 전두환 씨의 5공이 끝나고 6공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서는 더더구나 기업활동 하기가 힘들어졌다. 성금이라는 명목의 정치 자금은 정권이 바뀔수록 단위가 커져갔는데 큰 불편없이 기업을 꾸려가려면 정부의 미움을 받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때마다 지도자한테 뭉터기 돈을 바쳐야 하는 이 나라가, 나라이기는 한 것이냐는 한심스러운 생각을 참 많이도 했다. --- 아무튼 6공에는 3백억의 돈을 바치고도 1990년도의 불공평한 세무조사 이후 나는 정부와 완전히 등을 돌리고 말았다.(pp. 418-419)
3. 김영삼 : 사실 김영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그 어느 군사 정권 때보다 깊고 거세다. '신한국'이니 '세계화'니 하며 빛 좋은 개살구 같은 허랑한 말로 피땀 흘려 벌어들인 달러를 마구 낭비하게끔 부추겼고 더욱이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달러를 빚으로 끌어다 썼다. 한마디로 국민경제를 망친 것이다.(p.426)
@ 일꾼으로서 지금의 나는 아직 늙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에는 늙음이 없다. 최상의 노동자에게는 일감과 순수한 정열이 있을 뿐이다.(표지)
@ "나는 이날까지 단 한 번도 담보를 잡고 돈을 빌려 준 적이 없어. 신용만을 보고 빌려주지. 그런데 신용만을 보고 빌려준 돈을 떼인 기록도 없는 사람이야. 그게 내 자랑이지. 그래 좋아, 내 평생에 사람 잘못 봐서 돈 떼었다는 오점을 찍기는 나도 싫네." - 자동차 정비공자 화재로 채권자인 오윤근씨에게 다시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하자 오윤근씨가 한 얘기(p 39)
@ 직원들은 모두 바쁘기 때문에 시간을 줘봤자 다른 일 하느라고 지시한 일은 하루 이틀 미룰 게 뻔하다. 그러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 '아이구' 하면서 후다닥 콩 볶듯이 해 들고 들어오는 일이 제대로 됐을 리가 없다. 모든 일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총력을 다한 집중력 속에서 처리하는 것이 그 결과도 좋다.(p.80)
@ 손실이 손실만으로 끝나 버리면 그것은 말 그대로 손실이다. 그러나 손실 대신 얻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손실이 아니라 번 것이라고 나는 항상 생각한다. 어느 때는 돈으로 본 손실보다 돈 아닌 것으로 얻은 것이 더 큰 벌이일 수 있다.(p.99)
@ '그래, 이익이냐 신용이냐 중에서 선택하라면 나는 언제나 신용이다.. 공기를 맞춰 신용을 지키고 현대건설의 명예를 보호하자.' - 경부고속도로 당제터널 공사에서 비싼 특수시멘트를 투입하면서(p.122)
@ 무모했지만 그 무모함이 부른 혹독한 시련을 견디고 뛰어넘고 쳐부수면서 우리는 산 공부를 해가며 그만큼 철저하게 강인해졌다. [대학]에 致知在格物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지식으로 올바른 앎에 이르자면, 사물에 직접 부딪혀 그 속에 있는 가치를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참다운 지식은 직접 부딪혀 체험으로 얻는 것이며, 그래야만 가치를 제대로 아는 법이다.(p.156)
@ 사업하는 사람은 누구나 비슷하겠지만, 밥풀 한 알만한 생각이 내 마음속에 씨앗으로 자리잡으면, 나는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끊임없이 계속 그것을 키워서 머리 속의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커다란 일거리로 확대시키는 것이 나의 특기 중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다.(p.159)
@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자본을 꽤 잘 오래한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다. 언제나 남보다 빠른 시간에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뛰어들고, 마무리하고, 남이 우물쭈물하는 시간에 벌써 나는 돌진하면서, 그렇게 나는 대단히 바빴기 때문에, 나이 대신 '시간'만이 있었던 일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p.197)
@ 싱가포르가 오늘날 우리보다 훨씬 질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정치와 사회가 깨끗함으로써 일의 효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깨끗한 정부와 부패를 모르는 국민, 이것이 싱가포르 발전의 저력이며 근본이다.(p.392)
@ 자유경제, 균형경제란 인간의 창의와 노력을 무한히 발휘하도록 만들어 한없이 발전, 성장하도록 하고, 그 이익을 세금으로 거두어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끌어올려 균형을 맞추어 가는 것이다.(p.395)
@ 일상생활에서부터,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바른 생각으로 성실하게 자신의 인생을 운영해 나가다 보면 신용은 저절로 싹이 터 자라기 시작해서 부쩍부쩍 크고 있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어느 날엔가 말하는 대로 의심 없이 믿어주는 커다란 신용을 갖게 될 것이다. 신용은 나무처럼 자라는 것이다. 신용이란 명예스러운 것이다.(p.402)
@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좋은 때'를 잘 알고 잡아서 성공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나쁜 때'는 또 그대로 최선을 다한 노력과 성실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비켜나가거나 잘 수습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한테는 언제나 운이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p.410)
@ 행복할 수 있는 네 가지 조건 : 1) 나는 우선 건강하기만 하면 행복할 수 있는 첫째 조건은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2) 두번째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게 가지고, 담백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보라는 권유를 하고 싶다. 3) 세번째로, 나는 보다 나은 사람, 보다 나은 인간, 보다 나은 직장인, 보다 나은 발전에 대해서 항상 향상심을 갖고 '공부'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4) 네번째로 말하고 싶은 것은 '有志者事竟成'이라는 말이다. '뜻이 강하고 굳은 사람은 어떤 난관에 봉착해도 기어코 자신이 마음 먹었던 일을 성취하고야 만다.'는 뜻이다.(p.410-41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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