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도시는 살아 움직인다
1 -1) 현대 도시들은 왜 아름답지 않은가(2012. 11. 30)
우편엽서에 어울릴 만큼 건축적으로 아름다운 몇몇 도시를 떠올린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흰색 회벽으로 만들어진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이나 벽돌로 아름답게 지어진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어느 누구도 서울의 논현동이나 서초동의 근린생활 건물들이 들어선 거리가 담긴 우편엽서를 떠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 왜 그럴까?
뉴욕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건축설계사무소가 밀집한 지역에 땅을 사라. 그리고 서울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홍대 앞에 많던 예술가들이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 뒤쫓아 가라. 왜 그럴까?
뉴욕의 보편적인 블록 크기는 가로 250m, 세로 60m다. 시속 4㎞의 속도로 걸을 경우에 1개의 블록을 스트리트를 따라서 걷는 데 약 3분45초가 소요되는 반면, 애비뉴를 따라서 걸을 때는 약 1분이 걸린다. 왜 이렇게 배치했을까? 그리고 그 효과는 무엇일까?
왜 명동이 테헤란로보다 훨씬 더 걷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것일까?
올 상반기 국내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갤러리아 포레로 조사됐다. 면적이 271㎡(82평)에 이르는 이 아파트 실거래 금액은 54억9913만원으로 평당(3.3㎡) 6700만원에 달했다. 갤러리아 포레는 서울숲 바로 앞에 있는 45층짜리 아파트다. 아마도 이곳에서 가장 비싼 것은 최상층의 펜트하우스일 것이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펜트하우스가 가장 비싼 반면 역시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옥탑방은 가장 쌀까?
도시는 실제로 도시 설계자의 의도대로가 아니라 자연발생적인 방식에 의해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해 왔다는 면에서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자생적인 유기체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의 삶은 개개인 하나만 살펴보아도 복잡하고 파악하기 힘들다. 그런데 건축은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더 복잡하고 심오한 사회를 담아내는 장치이다. 이 복합적 삶들을 담아낼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행동들을 건축을 통해서 조절하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건물을 짓든 그 건축물이 들어서는 땅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곳이다. 모든 땅은 위도가 같으면 경도가 다르고, 경도가 같으면 위도가 다르다. 그 땅 주변 상황들을 살펴보면 하나도 같은 조건인 땅이 없다. 따라서 우리가 이 세상에 제대로 된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는 주어진 땅에 대해 이해하고 그 땅 위에서 일어날 프로그램을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이때 여러 가지 주어진 조건들이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다른 조건들이 만나서 시너지효과를 이루기도 한다. 이러한 긴장감이 도는 줄다리기의 줄 위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어야 하는 것이 건축가의 일이다.
Ⅱ. 건축 단면으로 보는 세상
한강은 동서를 가로지르며 남과 북을 가른다. 한강의 광활함은 강남과 강북의 소득과 라이프 스타일, 그리고 도시 구조의 차이를 극명하게 강조한다. 한강에는 강남과 강북을 잇는 다리가 있다. 모두 서른 개에 가깝다. 모양과 형식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다리는 단연 동호대교다. 멀리서 보면 하나로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2개의 자동차용 다리와 1개의 트러스형 전철용 다리가 3m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서 있는 3개의 다리다. 다리 끝 강북 쪽에는 옥수 전철역이 자리 잡고 있는 입체적인 다리이기도 하다.
뜻밖의 장소에서 난데없이 마주치는 러브호텔들은 낯설면서도 부담스럽다. 러브호텔 타운에 들어서면 골목의 분위기부터 다르다. 인기척이 없을 때는 순간적으로 안도하면서도 그 익명의 공간으로 최대한 빨리 진입하고 싶은 이상한 긴장감이 지배한다. 마치 서부영화에 나오는 골목길이 인기척 없고, 바람이 불면서도 적막이 흐르며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총격전을 잉태하고 있는 것처럼.
II -3. 찜질방 - 온돌이 광장으로 바뀌다
II -4. 룸살롱 - 욕망이 춤추는 지하도시
Ⅲ. 건축, 그 슬픈 단절
Ⅳ. 내가 꿈꾸는 집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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