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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다가 말다가

081226 책에 둘러주는 띠지에 관한 불만

by 무딘펜 bluntpen 2008. 12. 26.

오늘 아침에는 다른 볼 일 때문에 매점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책을 한 권 샀다. 심리학과 교수가 쓴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이라는 제목의 책인데 서문에 나온 핑크대왕의 얘기가 재미있어서 마음이 끌렸나 보다.

옛날에 핑크색을 너무 좋아하는 왕이 있어서 모든 것을 핑크색으로 바꾸고 싶어했다. 모든 것을 핑크로 바꾸었지만 하늘만큼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묘책을 찾아내라고 명령을 받은 왕의 스승... 며칠 궁리하다가 드디어 왕 앞에 나아갔다.

"이미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꾸었습니다. 다만 그것을 확인하시려면 이 안경을 쓰셔야 합니다." 핑크색 안경을 쓴 왕이 본 것은 핑크색 하늘일 수 밖에...

.... 참! 내가 책 내용을 얘기하자는 게 아니었지?

그런데 그 책에도 예외없이 띠지(내가 뭐라고 다른 말로 표현하기 곤란하여 그냥 그렇게 부르는데, 책의 커버 바깥에 얇은 폭으로 둘러싸고 있는 별도의 띠를 말합니다.)가 둘러 있었는데 이것의 효용성에 대하여 도대체 짐작을 못하겠다.


책을 읽는데 도움을 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책을 관리하는데 방해만 된다. 나의 경우는 책을 사자마자 이것을 떼어서 쓰레기 통에 버리거나 접어서 북마크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것을 만들어서 일일히 책을 끼우는 것도 작업이 만만치 않을텐데 그로인해 책의 단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 별 소용도 없는 것을 만들어서 출판사도 독자도 별로 이득이 없는 것을 왜 만드는지?

차라리 이것을 없애고 100권마다 한권씩 도서상품권을 당첨시켜준다던가 아니면 세련되게 디자인한 독서카드를 끼워준다거나 하는 것은 어떨까?

독서카드를 만든다면 한 면은 출판사에서 생각하는 책의 줄거리와 책에 대한 평가를 써놓고 다른 면은 독자가 느낀 감상을 적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사실 책을 읽고 나서 독후감을 쓰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닌데, 책을 만든 사람이 책의 줄거리는 가장 잘 요약할 수 있을테니 그 부분을 써주고, 읽고난 감상은 독자에게 맡기는 것... 그래서 그 독서카드를 모아두면 나중에 내가 읽은 책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한 가지 더 나아가서... 아예 인터넷에다 독서카드 양식을 띄워두면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카드를 다운받아서 자신의 블로그에 정리하는데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튼 결론은 책에 너덜너덜 붙은 띠지를 없앱시다.


[Leighton의 독서하는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