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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

081105 혹시 내가 알코올 중독?

by 무딘펜 2008. 11. 5.

내가 담배를 피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말부터인데, 다른 사람들보다는 담배를 늦게 피기 시작한 셈이다. 당시에는 피다가 언제라도 끊을 수 있다고 장담을 하면서 피기 시작한 것이 20년이 넘는 지금도 못끊고 있다.

가끔 누군가 왜 담배를 아직도 피고 있느냐고 물으면 농담삼아 체력도 되고 경제력도 되니까 아직 피운다고 대답을 하곤 하는데, 사실 요즘 들어서는 아침에 일어나서 첫 담배를 피고 나면 핑 도는 느낌과 함께 온 몸에 힘이 쭉 빠진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담배를 많이 핀 다음날, 예를 들면 전날 당구를 쳤다거나 술을 많이 마시며 아궁이에 불때듯 담배를 핀 다음날은 몸이 축 늘어지는 걸 경험하게 된다.

이제는 예전의 내 몸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 관리를 요하는 나이가 된 것이고 그 가장 기본적인 관리는 담배를 끊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노력을 해보자.

담배 얘기는 이 정도로 접어두고 담배의 연인 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겠다. 젋은 시절 한때는 나름대로 술실력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술을 먹으면서도 소주 3병정도까지는 술잔 수까지 기억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소주 한 병만 마셔도 다음날 업무에 지장이 있다. 몸에서 이제 그만 자제를 하라는 신호가 오는 셈이다.

하긴 술만큼은 아직도 언제라도 끊거나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한 때 많이 마시다가 영국에 유학을 갔던 몇 년 전에는 두 세달간 한 잔도 안 마셔도 문제가 없었으니까. 그리고 요즘도 술을 찾아서 마시기 보다는 술 마시는 분위기... 즉 사람들과 어울리는 의미에서 자주 마신다는 생각이 맞다.

그리고 횟수로 따지면 소주를 많이 마시지만 사실은 나는 맥주를 즐긴다. 소주는 많은 사람들이 마시니까 같이 마시는 횟수가 많은데 저렴한 가격에(안주값을 따지면 꼭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취하기 위해서는 가장 적당하기에 많이 마시는 것이고, 찾아서 마신다면 나는 맥주를 마시러 가겠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나에게는 너무 잦다는 게 문제다.  요즘도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는 되니까. 사실 이번 주도 월요일에 소주 몇 잔, 어제는 맥주 2,500cc, 그리고 오늘도 술자리가 예약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술자리에서 술잔을 거부하는 성격이 아니고 따라주는대로 마시기 때문에 오늘같은 여러명이 회식을 하는 자리에서는 사람수 곱하기 3잔 정도는 마시는 것 같다. 그럼 오늘은 7명이니까... 21잔 = 3병은 실히 마시겠군. 혹시 2차로 맥주를 마실 수도 있겠지...  이 정도면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를 바라보아도 몸에 심각한 무리를 가져올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술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면서 마셔야겠다. 어제 어떤 기사에서 읽은 다음과 같은 얘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알코올은 뇌 속의 쾌락회로를 바꿔 놓는다. 즉, 알코올을 섭취하면 도파민 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증가하는데, 이렇게 증가된 도파민은 신경간 흥분전달을 원활하게 하여 쾌락회로를 과민 반응하게 만든다. 그 결과 쾌감을 느끼게 되고, 이런 쾌감을 계속적으로 느끼고자 술을 계속하여 마시게 되는 것이다.

반면, 뇌는 지나치게 활동하는 쾌락회로를 진정시키려고 도파민 수용체의 수를 줄어들게 한다.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면 신경간 흥분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이에 따라 쾌락회로의 활동이 감소한다. 그러나 여기서 예기치 않았던 결과가 생긴다.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면 과거에 쾌감을 느꼈던 알코올의 양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종전에 마셨던 양보다 더 많은 양을 마셔야 만족하게 된다. 즉, 처음과 같은 쾌감을 얻으려면 그만큼 알코올 양을 늘려야만 한다. 결국,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술을 계속하여 마시게 되어 조절 불가능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위와 같은 경로에 따라 알코올의존증 환자가 되며, 그것은 개인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질병의 일종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무서워라!

그리고 위의 기사에서 설명하지 않고 있지만 또 하나의 부작용을 유추할 수 있다. 뇌가 도파민 수용체의 수를 줄이면 평상시에 쾌락을 느끼는 경우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정상적인 일상생활의 즐거움조차도 잃어버리는, 그래서 이를 보상하기 위하여 더 술을 찾게되는 무서운 결과가 오게 되는 것이다.

정말 생각할수록 술이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사회생활하면서 술을 완전히 끊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부터는 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이를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첫째, 일주일에 2번 이상 술자리를 만들지 않겠다.
둘째, 한꺼번에 소주 2병이상을 마시지 않겠다.
셋째, 10시까지는 자리를 파하겠다.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위의 규칙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 정도가 건강과 사회생활을 조화시킬 수 있는 내 자신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겠다. 하여튼 문제는 이것을 지키는 것이다. 오늘 저녁부터 시작해 보자.

이참에 담배도 줄여야겠는데... 엄두가 나지 않는다. 다음에 생각하자. /끝.




<술에 대한 상식>

술은 크게 발효주증류주로 나뉜다. 발효주는 곡물이나 과일의 즙을 효모를 이용하여 발효한 술이다. 발효주는 대개 1~8%의 알코올을 함유하며 함유량이 높아도 12% 정도이다. 효모가 생존할 수 있는 최대 알코올 함유량이 13%이기 때문이다.[1] 증류주는 발효주를 증류하여 알코올 도수를 올린 술이다.

증류주에 약용 재료를 넣어 약주를 만든다. 여러가지 술과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은 칵테일이라 불린다. 대한민국에서는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를 맥주와 섞어 폭탄주를 마시기도 한다.

--- 발효주

--- 증류주

  • 소주: 소주는 청주를 증류하여 만든 술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연속 증류한 후 원액을 희석한 희석식 소주를 주로 가리킨다.
  • 코냑: 코냑은 와인을 증류한 술이다.
  • 고량주: 고량주는 수수를 원료로 발효한 술을 다시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 위스키: 위스키는 맥아(麥芽)를 원료로 발효한 술을 다시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 보드카: 보드카는 감자를 원료로 발효한 술을 다시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