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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154

나도 꼰대일지 모른다. 1. 외국 출장 후에 며칠간 코로나 때문에 자가격리 중이다. 덕분에 며칠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새벽에 항상 하는 걷기를 하고, 오후에도 산책삼아 한 두 시간 걷는다. 오늘도 점심 식사 후에 산책길에 오른다. 사람들이 많은 낮 시간에는 소음을 신경 쓰기 싫어서 거의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걷는다. 오늘 들은 음악은 . 최백호 버전을 좋아한다. 그리고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 김윤아의 도 좋다. 친구들에게 최백호의 노래를 들으며 산책하고 있다고 카톡에 올렸다. 최백호 노래 정말 좋은데 요즘 젊은 애들은 그 유명한 가수를 잘 모르고, 그래서 그의 노래 얘기를 하면 꼰대 취급 당하기 십상이라서 씁쓸하다는 친구의 답글이 올라온다. 꼰대! 하긴 나도 산책할 때 어르신들이 뽕짝을 크게 들으며 지나가면 눈쌀을 .. 2021. 2. 28.
떠나야할 때 맥문동이라는 식물이 있다. 마치 난처럼 길쭉한 이파리가 나 있고 하얀꽃에 검정색 열매가 다닥다닥 열리는데, 신기하게도 콩과란다. 뿌리를 캐보면 콩과식물 특유의 뿌리혹박테리아를 볼 수 있다. 한겨울에 흰눈을 머리에 소복하게 이고도 파랗게 생명력을 뽐내는 녀석들이라서 조경식물로 사랑을 받고 있다. 내가 사는 관사를 올라가는 나무로 만든 계단 좌우측에도 맥문동이 줄지어 심어져 있다.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데 강추위를 이겨낸 맥문동도 힘을 못쓰고 시들어 사라지는 때가 있다. 바로 뿌리에서 새잎이 날 때이다. 봄이 한창일 즈음 겨울철을 견뎌낸 잎들 사이에서 붓끝처럼 가느다란 새순이 돋는가 싶더니 금방 파릇한 이파리가 씩씩하게 올라온다. 그러면 그동안 고난늘 견디고 질긴 생명을 지켜왔던 오래된.. 2019. 5. 8.
190122(화) 마키아벨리는 공화주의자다. 1. 지금 이 자리로 오기 전까지 함께 근무하던 직원들에게 매일 아침편지를 썼습니다. 제가 모셨던 존경하는 분을 따라해 본 것인데, 꽤 오랜 시간 꾸준히 해보니 습관이 되었습니다. 자리를 옮기고 편지쓰기를 그만 둔 지금, 조금 편하기는 하지만 제 생각과 생활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특별히 수신인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다시 펜을 듭니다. 2. 어제는 처음으로 관사에서 혼자 잠을 잤답니다. 아내와 큰 딸이 어제 저녁에 이불이랑, 식기, 옷가지 등 기본적인 살림살이를 날라다 주고 돌아갔습니다. 큰 딸이 그러더군요. 이런 집에서 혼자 오래 생활하면 도인이 되는 것 아니냐고. 사실 한동안은 그렇게 지내고 싶은 내 맘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국제식 당구대를 들여놔도 공간이 남을 듯하고 가구조차 .. 2019. 1. 22.
군인과 소방관 우리나라에서 제일 존경받는 공무원은 소방직 공무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악전고투하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그들에게 보내는 박수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군인은 아니지만 국방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비슷한 수준의 위험한 일을 하는 군인들은 왜 그만큼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건지에 대하여 궁금해집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징병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의무복무를 한 분들의 대부분이 가지게 되는 군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이 그 한가지 일겁니다. 그리고 군은 특유의 계급정년제도로 인하여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진급을 하지 못하여 전역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에서 내쳐진다는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간부들이라고 해서 군에 대하여.. 2018.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