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시절에 시험을 보고 나면 선생님께서 색연필로 맞은 것은 동그라미, 틀린 것은 작대기를 그어서 나누어 주곤 하셨다. 그런데 이 채점된 시험지를 받아든 학생들의 태도를 보면 공부 잘 하는 아이들과 못하는 아이들이 확실히 다르다.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맞은 것을 세어본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틀린 것을 세어본다. 하긴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은 틀린 것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그것을 세어보고 전체 숫자에서 빼면 간단히 점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맞은 것 보다는 틀린 것에, 자기가 아는 것 보다는 모르는 것에 더 집중한다고 볼 수도 있다.
대부분 경험을 했겠지만 이미 맞췄던 문제는 엉터리로 맞추었더라도 다음 번에 반드시 맞춘다. 거꾸로 틀렸던 문제는 내가 알고 있었는데 착각을 해서 틀렸더라도 다음번에는 반드시 틀린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맞춘 것을 더 열심히 공부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틀린 문제에 대한 나의 사고를 바꾸고 다음 번에는 그 실수를 극복하는 것이 시험을 잘보는 방법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떠벌리기 보다는 모르는 것을 탐구하는 열정이 그 사람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므로 내가 무엇을 모르는가? 내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점에 대한 고민이 사람을 키워가는 영양제가 될 것이다.
내가 알고 싶은 것. 내가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하는 고민을 우리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올바른 질문이 올바른 답을 불러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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