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107 진보는 뭐고 보수는 뭐냐? 헷갈리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 들라크루아 작품]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진보와 보수에 관한 질문과 채택된 답변을 보고 나 역시도 진보와 보수에 대해서 별 개념없이 말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글들을 참고하여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질문 : 비공개]

정말 미칠 것 같네요ㅜㅜ

당장 질문이 뭔지조차 헷갈릴정도로 머리가 터질 것 같네요....

검색도 계속 해봤는데 말이 다 다르네요-.,-

 

1. 보수가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고, 사회의 변화를 원하지 않는것?

진보는 그의 반하여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것?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이런 뜻인 것 같은데 좀 자세하게 설명좀...

 

2. 진보는 유동적인건가요?

만약 정부가 진보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향하면

그 진보는 보수가 되고 또 다른 진보가 나오는건가요-.,-?

진보정당들이 있잖아요?

자신들의 원하는 이상으로 나아가고 그것이 점점 발전되어가는 과정이라면

급진적인 변화가 아닌 이것을 지키려 할텐데 그럼 보수?

제가 머리가 나빠서ㅜㅜ 모르겠네요;

 

3. 근데 보수, 진보가 변화 뭐 이런거 얘기가 나오던데.....

뭐 시장경제의 정부개입정도, 이런것도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거예요?

노무현 전대통령이 보수에가깝다고하는데

신자유주의라던가 파병, FTA, 재벌강화등으로 그렇다잖아요?

그럼 그냥 변화하고 이런게 아닌 경제나 정치적으로 기준이 있는건가요?

난 지금까지 그렇게 알고있었는데 무슨 글을 보는순간 기억이 다 날아간듯..

진보와 보수가 배경에 깔린 이념이라는게 있는건가요?

그냥 단어 뜻 그대로 보는 건 아닌가봐요?

그럼 진보가 지향하는것은 무엇이고 보수가 지향하는것은 무엇이죠?

 

4. 그럼 좌익 우익은 뭔가요ㄱ-...

우익은 민족주의 아니었나요? 자꾸 좌빨좌빨 그러는데

한나라당 걔네 친일짓은 빠지지않고 다니고 군대도 막 빼먹으면서

자꾸 우익이라카니까 헷갈리네요.

그냥 수구세력이 지네가 우익인 척 하고 좌익을 빨갱이로 몰아가는거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좌익, 우익의 개념도 잘 모르겠음;ㅁ;

좌익이 사회주의적, 급진주의적, 공산주의적?

우리나라의 좌익세력은 뭐가 있을까요?

단체들은 좀 알겠어요. 당은 민노당?

그럼 좌익들은 뭘 꿈꾸는거예요? 좌익이 급진주의적이지만 진보는 아닌거죠?

 

5. 제가 봤을 땐...진보 보수 둘중에 하나를 택하기 보다는

그 중간정도가 적당할 것 같거든요?

그 중간은 없나요? 중간을 가진 정치인은요?

저는 그게 노무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경제성장을 하면서도 서민을 생각해줄 수 있는 대통령이라고 생각했어요.

서민들을 위한 정책을 피...려다 한나라당의 방해로 못한것도 많다고 생각하구요;ㅁ;

근데 마지막에 FTA한다고 했을 때 엄청...충격이었거든요..아 어쨌든,

너무 진보적이어서도, 너무 보수적이어서도 안될 것 같은데

그 중간을 가진 사람은 좀 그런가요?

음..손학규도 한나라당에 있기엔 너무 진보적이고 민주당에 있기엔 보수적이라던데

그러면 안되는건가요?

그런 중간의 정당이 없어서인가요 아니면 그것이 어중띄어서 안좋은것인가요.

창조한국당? 창조한국당 진보도 보수도 아닌 창조라고 그러던데;ㅁ;

정책도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어서 한나라당에게 욕도 엄청 먹었잖아요.

아....너무 왔다갔다하네요. 답변하려면 해석까지 하셔야할테니ㅜㅜ!!!

 

6.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ㅜㅜ...

자유주의, 자유주의자에 대해서 좀.....

  

아놔 너무많죠ㅜㅜ

이중에 몇가지씩만 대답해주셔도 되요ㅜㅜ

몇명까지 채택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직 학생이고 자세히 배우질 못해서 개념이 서질 않았어요;

조곤조곤하고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주실분....

[채택된 답변 (ejanho)]

 
1. 개념은 대충 맞게 잡으셨습니다.

   진보는 현재 상황에 불만을 품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진영을 말하고,   보수는 현재 상황에 만족하여 되도록 현재의 사회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진영을 말합니다.

   (참고, 현재 상황에 불만을 품고 변화를 모색하기는 하지만, 그 변화의 방향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구시대의 것인 경우에는 반동주의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에서 왕정으로 퇴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보주의와 구분되는 개념이니 알아두세요.)

2. 알맞게 알고 계십니다.

   아무리 처음에는 진보적인 제도나 사상이라 했을지라도, 그것이 한 번 기득세력이 된 이후에는 보수 세력으로 변화, 여타의 진보 사상을 억누르려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계몽 사상 시대의 자유주의는 매우 급진적인 사상이었지만,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러서는 기득세력이 되어 보수화하게 되었죠. 여기에 반발해 나타난 것이 사회주의(진보) 입니다.

3. 일단 노무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진보 세력이었습니다.

   평등을 강조한 데에 뿌리를 두고 있는 부동산 종부세나 수능 등급제 등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죠.  물론 신자유주의 정책 채택, FTA 체결 등은 얼핏 보기엔 보수층의 입장을 들어준 것이긴 합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보수 세력이라고 해서 꼭 보수적인 결정만 내리는 정당은 없으며, 또 진보 세력이라고 해서 꼭 진보적인 결정만 내리는 정당은 없습니다.

   '포괄정당주의'라는 이론이 있는데, 이 이론에 의해면 현대의 정당들은 진보, 보수층의 국민들 모두에게서 민심을 얻기 위해 주축을 어느 한 진영에 놓더라도 다른 진영의 의견도 같이 받아들여 조율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합니다.(이 외에도 세계적 대세를 따르기 위한 이유도 있죠.)

4. '좌익 = 빨갱이, 우익 = 민족주의자'란 공식은 우리나라에서만 성립하는 말도 안 되는 논리입니다.

   기본적으로 좌익은 진보주의자(급진 포함), 우익은 보수주의자(수구 포함)를 의미합니다.

   그랬던 것이 해방 직후 정치가들이 서로 이념 대립을 하느라 이상하게 의미를 왜곡했습니다. 당시에는 공산주의가 더 급진적인 이념이었으므로 좌익, 민족주의나 반공은 우익이라고 불렸죠. 그리고 이 왜곡된 논리를 한나라당이 여전히 써먹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좌익이라고 무조건 위험한 것도 아니며, 우익이라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좌익들은 복지, 서민 중심 경제, 교육 기회 확대 등을 주로 외치고 있죠.(전부 평등에 입각)

 

5. 물론 중간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중도파라고 하죠.(노무현은 중도 좌파)

   중도파는 좌우익이 심하게 대립하는 것을 방지하고, 각자의 의견에서 좋은 것만 골라 조화를 이루려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말만 들어서는 참 올바른 정치 세력이 아닐 수 없죠. 하지만 실제로 보면 중도파를 지지해주는 국민은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중도파의 최대의 약점은 바로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하다는 것입니다. 즉, 좌우익 양측의 눈치를 모두 살피게 되니 뭔가를 박력있게 추친하는 힘이 없다는 거죠. 손학규가 자기와 같은 사람들만 규합해서 새로운 당을 못 만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고, 창조한국당이 확실한 목표도 없이 갈피를 못 잡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입니다.

6. 자유주의는 말 그대로 개인의 자유를 다른 가치들보다 우선시하는 사상을 말하며,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민중에게 있다는 사상을 말합니다. 그런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서로 친한 친구'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이 둘의 근본 이념은 서로 조화되기 어려운 쪽에 속합니다.

   자유주의의 근본 가치는 '자유'이고,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는 '평등'입니다. (국민 개개인이 평등하게 참정권을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민주주의가 성립하므로) 그런데 자유를 강조하게 되면 경제적인 강자가 약자를 사실적으로 지배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고,  평등을 강조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도 이에 알맞은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됩니다. 즉,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중 어느 한 쪽이 지나치게 강해져 버리면 폐해가 생긴다는 거죠.

   그래서 현재의 선진국들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절충적 이념을 채택, 지금도 둘 사이의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정당을 나누어 서로 비판, 견제, 협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우리나라도 물론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