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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210

[추억] 물난리, 장마에 대한 기억들 어린 시절 나의 고향집은 비만오면 난리가 났다. 집 뒤에 30미터 쯤 되는 벼랑이 수직으로 서 있고 그 아래로 샘물이 흘렀는데, 여름에는 발을 담그고 10초를 견디지 못할 만큼 차가웠고, 겨울철에는 가마솥에 김이 서리듯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따뜻한 곳이라서 온 동네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출처 : http://blog.daum.net/rha188/15403254] 그런데 그 샘물줄기가 집터를 통과하다보니 비가 조금만 와도 마당 여기 저기에서 종기처럼 흙이 부풀어 오르고 잠시 후에 톡 터지면서 물줄기가 솟아올랐으며 삽시간에 마당은 개울로 변해버리곤 했다. 특히 구들장 밑의 고래 사이로 솟아오른 물은 아궁이를 통해 토하듯이 넘쳐나곤 했기에 그런 때에는 우리 집은 임시로 양은 솥을 물이 나지 않는 곳을 골라.. 2012. 8. 16.
손자병법이 일러주는 조직생활의 지혜 1계:초윤장산(礎潤張傘)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 상대의 작은 언행이나 움직임, 주변의 사소한 조짐에서 결과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서 행동해야한다. 중요한 순간에는 오히려 이런 사소한 것이나 무의식적인 움직임들이 해결의 단초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할 수 있는 날카로운 매눈을 가져야한다. 2계:난득호도(難得糊塗) : 때로는 바보처럼 보여 상대의 허를 찾는다. 허술하게 보여서 상대가 마음을 놓도록 한 다음에 상대의 약점을 찾는다. 사람은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빈틈을 보이거나 허풍선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를 이용하라. 매도 먹이를 채려고 할 때는 날개를 움츠리며 나직이 난다. 3계:화광동진(和光同塵) : 내 광채를 낮추고 세상의 눈높이에 맞춰라. 아무리 뛰어난 재질과 능력.. 2011. 8. 31.
[일상사] 카페와 블로그  친목카페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고, 정보카페는 사람이 많아서 문제다. 차라리 요즘은 약간 발품은 들지만 블로그를 찾아서 질높은 정보를 찾아헤메곤 한다.  나의 카페활동은 주로 친구나 동창들과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카페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 집중되고 있다. 친목카페들은 주로 내가 관리를 하는 것들이 많은데, 문제는 회원들이 너무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것. 한달에 한번만 들어와도 감지덕지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관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고 결국은 황무지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카페의 경우는 반대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 문제다. 초기에는 소수정예들이 알찬 정보를 주고 받지만 사람이 몰릴수록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작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점점 어.. 2011. 8. 31.
[일상사] 까치의 생김새에 대한 나의 환상 손님을 불러오는 길조이면서 검은색과 흰색을 세련된 몸치장에 날렵한 꼬리를 가졌기에 주둥이도 작고 얄상할 줄 알았던 까치. 오늘 죽은 쥐를 먹고 있는 까치를 보면서 나의 환상이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어린 시절에 까치나 까마귀는 참새와 함께 흔하디 흔한 새였다. 까치는 길조로 여겨 졌는데, 까치울음소리가 나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설에 따라 동네 어귀의 느티나무 위에서 까치 울음소리가 들리면 밤재 위의 고양이바위께를 기대를 담은 눈빛으로 놀려다보곤 했다. 반면에 까마귀는 그 새까만 빛깔때문인지 흉조로 여겨져서 집앞의 감나무 위에서 까마귀라도 까악까악 우는 날이면 아버지는 근심어린 얼굴로 "저놈의 까마귀, 저놈의 까마귀" 하면서 에퇴퇴 하고 침을 뱉곤 하셨다. 근래 들어서 고향에 가도 까마귀는 거의 찾아보.. 2011. 8. 17.
[생각] 철이 듦과 사고의 유연성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각이 느리고 딱딱해져 가고 특히 건망증도 생기는 것에 대한 변명 철이 든다는 말을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철이 바뀌듯이 인생의 철이 바뀌어 성숙한 시기가 닥쳤음을 깨닫는다는 뜻일까? 아니면 정말로 쇠처럼 단단한 것이 우리에게 깃들어서 나름대로 확고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일까? 그런데 어쩌면 진짜로 철이 내 몸이나 정신에 스며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요즈음의 내 생각에는 아마도 철이 머리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철이 들어서 머리가 딱딱해지면서 생각이 굳고... 그래서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 바로 철이든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더구나 이미 배운 것도 순발력있게 꺼내서 쓰지 못하는 것 역시도 두뇌가 딱딱해져서 유연.. 2011. 8. 13.
[일상사] 나의 학교생활 학교는 나에게 국어는 가르쳐 주었지만 내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수학은 가르쳐 주었지만 명쾌한 논리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영어는 가르쳐 주었지만 다른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과학은 가르쳐 주었지만 현상을 꿰뚫는 통찰력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사회는 가르쳐 주었지만 민주시민의 도리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역사는 가르쳐 주었지만 그것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미래를 가꾸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체육은 가르쳐 주었지만 정정당당히 스포츠맨십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노래는 가르쳐 주었지만 음악적 감성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 학교는 나에게 미술은 가르쳐 주었지만 아.. 2011. 7. 30.
[일상사] 행복해 질 권리, 불행을 감당할 책임 우리 인간은 태어나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이 말 뒤에 숨어 있는 다른 말은 또한 우리 인간은 불행을 감당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행복해져야 한다.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 그런데... 행복을 누가 가져다 주는가? 나의 불행은 누군가의 책임이고 나의 행복은 당연히 내가 누려야할 권리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불교경전에 심취한 적이 있다. 그 때 종교로서는 아니지만 인생철학으로서 불교의 가르침에 대하여 많은 부분 공감을 느꼈는데 결국 인생은 '괴로움'이 근본이고, 행복은 장마 중에 가끔 얼굴을 비추는 햇볕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불교의 근본을 이루고 있다고 본다. 이렇게 불행을 대처하는 방법에 집중할.. 2011. 7. 28.
[어린시절] 장마와 홍수의 기억 어린 시절 나의 고향집은 소백산 기슭에 있었는데, 집에서 2Km정도 떨어진 곳에 남한강이 흐르고 있었다. 그 강은 마을 이름을 따서 용진강이라고 불렸는데, 바로 영월의 동강과 서강이 합쳐져서 약 100리 정도를 흘러내려온 지점에서 나루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었다. 한때는 한강 하류에서 소금을 실은 배들이 이곳에서 소금가마니를 풀고 또 한편으로는 소백산의 아름드리 나무들을 벌목하여 뗏목으로 엮은 다음 한강의 물결따라 서울로 흘러보내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루 진(津)자를 써서 용진... 마을 앞으로는 소백산 깊은 골에서 흘러 내려온 맑은 개천이 흘러 용진강으로 합류하고 있었는데, 평상시는 징검다리로 건너는 얉은 개울이지만 여름 이맘 때 쯤에 조금만 비가 많이 내린다 싶으면 소백산에 내린 빗방물이 모여 .. 2011. 7. 28.
[일상사] 면허증 재발급 10분이면 끝! 강남 면허시험장에서 면허증을 재발급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겨우 10분... 진짜 빠르네! 1. 인지대 납부(1분) 2. 신청서 작성(1분) 3. 번호표 뽑기 및 대기(3분) 4. 등록 및 확인(1분) 5. 면허증 찾기(4분) 면허증을 분실한 지 꽤 되었는데 재발급을 받으려니 내 귀차니즘이 사정없이 발목을 잡아서 차일피일 미루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여름 휴가 기간 중에 가족과 함께 제주도를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차를 렌트하려면 면허증이 필요하므로, 업무가 일찍 끝난 어제 내 게으름을 으르고 달래어 2호선 삼성역 근처에 있는 도로교통공단 강남 운전면허시험장으로 향했다. 경찰서에서 분실신고를 하고 재발급을 받으려면 보름이상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운전면허시험장이 재발급받기가 훨신 편하다. [사진출처 : 네.. 2011. 7. 22.
[독서] 이지엽 시인의 "해남에서 온 편지" 외... 아버님 제사를 지내고 나서, 홀로 병상에 계신 어머님을 생각하며 몇 편의 시를 옮겨봅니다. 1. 해남에서 온 편지(이지엽) 이지엽시인의 해남에서 온 편지라는 시를 올려본다. 투박한 말투에 남도 사투리가 중간중간에 섞여 있지만 서울에 사는 딸아이에게 편지를 보내는 엄마의 징한 마음과 시골생활의 팍팍함이 녹아 있어서 읽는 중간중간 마음이 찡했다. 홀로 시골에 어머님 생각이 '달구똥마냥 끈해서' 쏘주 한잔 없이 오늘 저녁을 보내기 어려울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꼭 한번 찾아뵈야겠다. 해남에서 온 편지 이 지 엽 아홉배미 길 질컥질컥해서 오늘도 삭신 꾹꾹 쑤신다. 아가 서울 가는 인편에 쌀 조깐 부친다 비민하것냐만 그래도 잘 챙겨묵거라 아이엠 에픈가 뭔가가 징허긴 징헌갑다 느그 오래비도 존화로만 기별 딸랑하고.. 2011. 7. 17.
[일상사] 오랜 자취생활에서 터득한 인생의 진리  중고교 시절 대부분을 나는 자취생활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 워낙 깡촌놈이라서 중학교조차도 집에서 20리는 떨어진 면소재지로 유학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자취생활의 어려운 점에 대해서야 말해서 무엇하랴만 사실은 누구에겐가 간섭받지 않고 내 나름의 생활을 꾸려나간다는 해방감은 하숙생활보다 나에게는 훨씬 더 잘 맞았던 것 같다. 더구나 자취생활을 통하여 나는 두가지 (내 나름대로 유익한) 좋은 점을 가질 수 있었다. 첫째는 점심을 당연히 안 먹는 것으로 습관이 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처음에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었다. 자취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때우는 것이야 간장에 밥을 비벼 먹더라도 어떻게든 때울 수가 있는데, 항상 고민되는 점은 점심 도시락이었다. 밥을 짓는 일이야 간단하지만 도시락 반찬을 만드는 것이 얼마.. 2011. 7. 14.
정말 춥네... 겨울답게 올 겨울에는 눈도 푸지게 내렸고 날씨도 오지게 춥다. 그런데 어린시절에 느낀 추위를 생각하면 지금의 추위는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000미터 넘는 산들로 둘러쌓여 있는데다 남한강 상류였던 고향마을은 겨울이면 유난히 추웠다. 집을 나서서 학교에 갈라치면 개울가를 따라서 거무싯개라는 계곡 근처를 지나가야했는데, 산바람과 강바람이 마주치는 그곳은 자그마했던 내 몸뚱이를 거의 날려버릴 것만 같았다. 이미 내린 눈조차도 바람에 다시 날리어 얼굴을 사정없이 치발라버리면 별로 두텁지 않은 옷가지 때문이기도 하겠고 또 덜 자란 몸뚱이가 추위를 심하게 탄 탓일수도 있겠지만 그 추위에 눈물이 다 글썽글썽해지곤 했다. 조금 더 자라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나는 거의 자취생활을 했는데, 가끔 연탄불을 꺼뜨리.. 2010. 1. 11.
[일상사] 눈이 많이 오는 날 백년 만의 폭설... 눈 치우는 병사들을 보며 새삼 다른 사람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묵묵히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마움을 생각해 본다. 어린 시절에는 눈 오는 것이 정말 좋았다. 변변한 방한대책이 없어서 귀가 떨어져 나갈 듯이 아려도 그냥 눈이 펑펑 쏟아지면 좋았다. 동무들이랑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을 하는 것도 좋고, 먹이 찾아 날아드는 참새를 덫을 놓아 잡는 것도 재미있었다. 가끔은 길바닥을 문질러 미끄럽게 해놓고 누군가 지나가다 넘어지는 걸 숨어서 지켜보며 키득대는 개구장이 노릇도 재미있고, 새벽 일찍 일어나 혼자서 마당이랑 집앞 길을 깨끗이 쓸어놓고 은근히 어른들의 칭찬을 기대하는 맛도 괜찮았다. 어제 저녁부터 정말 많은 눈이 왔다. 26센티니 27센티니 매스컴마다 100년 만의 폭설이라고 야.. 2010. 1. 4.
090907 당구를 잘 치는 방법 - 당구병법 제가 당구를 제법 치는 편입니다. 우리 부처의 당구동아리 회장이라니까요... 하여튼 제가 자주 가는 당구장의 문앞에 걸려 있는 당구병법이라는 글귀를 보고서 배꼽이 빠질만큼 웃었습니다. 약간이라도 당구를 칠 줄 아시는 분은 제말에 아마 공감하실 듯... 가을입니다. 여름의 땀방울을 딛고 깔끔한 결실을 거두시길... (용산 삼각지의 금강당구장에서...)  2009. 9. 7.
090814 이슬과 배와 피만 먹고 사는 남자 이런 사람도 있을까요? 하루종일 맑은 이슬과 맛있는 배와 진한 피한 먹고 사는 사람... 바로 접니다. 나는 1일 2식주의자죠. 바쁜 세상에 뭣하러 세끼씩이나 먹느냐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합니다. 점심은 생략이죠. 그렇게 먹고 어떻게 사느냐는 질문...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잖아요.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 긴 자취생활에서 터득한 삶을 편히 사는 방법이랍니다. 주부님들이야 다 공감하시겠지만 도시락 준비가 얼마나 귀찮은데요... 아침밥, 저녁밥 차려먹기도 신경 쓰이는데 점심도시락의 메뉴까지 고민하려면 머리빠져요...(그 고민을 안했는데도 머리가 빠졌네요...ㅋㅋㅋ) 그래서 그냥 건너뛰던 버릇이 아직도 그대로랍니다. 그리고 사실 점심시간에 책을 읽는다던가 낮잠을 즐긴다던가 아니면 인.. 2009. 8. 13.
090728 호박에 얽힌 이야기들 호박꽃도 꽃이냐?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되냐? 다른 야채(?)에 비해서 호박에 대해서는 이처럼 비하하는 말들이 유난히 많다. 아마도 그 크고 노랗지만 화려해보이지 않는 꽃이랑 펑퍼짐한 늙은 호박의 생김새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알고보면 호박만큼 쓰임새가 많은 것도 없다. 호박이 빠진 된장국을 먹어본 사람은 호박과 된장의 그 절묘한 조화에 대하여 새삼 느낄 것이다. 별로 맛이 특징적이지도 않고 향이 강한 것도 아닌 호박이지만 된장국에 들어가면 이상하리마치 호흡을 척척 맞춰서 우리의 미각을 살살 녹이는 마법을 발휘한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에는 호박말랭이가 있다. 여름철 애호박을 얇게 썰어서 햇볕에 며칠간 말린다.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주로 집앞에 있는 개울가의 깨끗한 돌위에 널어서 말렸는데 여름철 .. 2009. 7. 28.
090728 사무실에 난꽃이 피었답니다. 바빠서 제대로 가꾸지도 못했는데, 어느날 살폿한 향기와 함께 난꽃이 피었다. 하긴 이런 말도 있더군요. 식물들을 손길을 많이 주면 버릇이 잘못들어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않는데 물도 잘 안주고 신경을 안 써주면 번식을 위해 할 수 없이 꽃을 피우기도 한다고... 이런 걸 보고 '난 길들이기'라고 해야하나요? 하여튼 사무실에 핀 샛푸른 난꽃 송이들이 하루종일 과원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어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2009. 7. 28.
090708 시계에게 밥을 먹여? 우리 어린 시절에는 시간의 개념이 명확하게... 칼로 두부 베듯이 딱딱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하루를 낮과 밤, 그리고 아침때 점심때 저녁때 정도로 대강 구분하는 정도였달까? 내 기억에 "시간"이라는 수치적 개념이 들어선 것은 라디오의 시보와 괘종시계의 도입에따른 것으로 기억된다. 라디오는 대부분 매 시간마다 정확히 시보를 울려주었고, 괘종시계는 시간수에 맞게 종을 울려 주곤 했다. (30분에는 종을 한번 울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국민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배우는 시계 읽은 법을 굳이 모르더라도 괘종시계의 종소리를 듣고서 시간을 대~충 알아채곤 했다. 하여튼 서양에서는 "Grandfather's clock", 즉 할아버지 시계라고 불리는 괘종시계의 등장은 새마을 운동과 비슷한 시기로 기억.. 2009. 7. 7.
090521 보리밭에 밀이 나면 잡초일 뿐이다. 담배는 백해무익이라고 하지만 한참을 업무에 시달리다 잠깐 시간내어 시원한 바람 맞으며 한 대 태우는 끽연의 시간은 내겐 활력소가 된다. 오늘은 담배를 물고 주변을 둘러보다 우연히 잔디밭에 눈길이 갔다. 어제 온 비로 인하여 잔디들은 소란스럽도록 파랗게 쑥쑥 크고 있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잔디밭은 잔디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클로버도 있고 민들레도 있고 제비꽃도 있고 심지어 코스모스싹과 그 외에도 이름모를 작은 풀들이 뒤엉켜 자라고 있다. 잔디밭 저편에는 커다란 햇빛가리개가 달린 모자를 쓰고 몇 사람이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잔디 이외의 다른 식물들을 뽑고 있는 것이다. 즉 잡초제거인데... 잔디 이외의 다른 풀들은 모조리 뿌리채로 뽑고 허리를 댕강댕강 잘라버린다. 그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잠시 살펴보다.. 2009. 5. 22.
090506 청보리 푸르른 봄날에... 요즘은 보리도 화초처럼 가꾸어지나보다. 사무실 건물 앞에 놓인 커다란 프라스틱 화분에 짙푸른 보리가 심어져 있더니 어느새 부풀부풀한 이삭이 나오기 시작한다. 만화방창하여 유난히 아름다운 계절인 봄의 가운데에서 화려한 꽃들보다 샛푸른 보리이삭에 눈길이 가는 것은 나 역시 그 처럼 파란 꿈을 꾸던 어린시절의 기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니 어쩌면 -멋내지 않고 솔직히 말한다면 - 그보다 그 시절의 배고픔 때문이 아닐까 싶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듯이 이맘 때 쯤이면 곡기가 섞인 양식은 거의 다 떨어져 가고 이제 보리가 빨리 자라서 굶주림을 달래 주기만을 기다리는 배고픈 시절이다. 물론 향그런 봄나물들이 입맛을 돋구어 준다고는 하지만 그 돋구인 입맛을 무엇으로 채울꼬! 맨날 나물만 뜯어먹고 살 수는 없지 않.. 2009.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