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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생각 짧은 글210

[글] "잘못한 것은 따끔하게 혼내야" - TV 동물농장을 보면서 TV 동물농장 Animal Communicater라고 불리는 '하이디'란 외국여성이 나왔다. 이번 주에는 앙숙처럼 보기만 하면 다투는 두 마리 중 훈련을 통하여 한 마리는 온순하게 변했는데. 다른 한 마리는 그 성질을 죽이지 못하고 아직도 상대견을 보기만 하면 잡아먹을 듯이 짖고 난리다. 결국 하이디와 동물병원장은 좀 더 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을 한다. 그러면서 그 병원장의 한마디가 마음에 와 닿는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잘못한 것은 정확하게 지적하고 고쳐주어야 한다는 것" 느끼는 바가 많은 말이다. (2009. 4. 22) 일요일 아침은 정말 한가하게 보낸다. 주중의 스트레스 가득찬 시간을 토요일 낮잠으로 한껏 풀고, 일요일은 느긋한 마음으로 TV에 열중한다. 오늘은 TV 동물농장을 보았다. 요즘 자주.. 2009. 4. 22.
081226 볼리비아의 여성레슬러, 촐리타레슬링에 관한 TV프로그램을 보면서 MBC의 금요일밤 프로그램 'W'에서 다룬 촐리타레슬러(스포츠조선의 기사 참조)의 얘기는 나름대로 남성위주의 사회에 대항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레슬링이라는 종목, 특히 돈을 받고 보여주는 직업적 스포츠인 프로레슬링이라는 종목이 그러하듯이 왠지 '쑈'를 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진정으로 여성해방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어쩌면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감추기 위한 수단으로서 진정한 문제의 해결을 묻어둔 채 오히려 문제를 오락화, 도구화한다는 우려를 감출 수가 없었다. 장면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프로레슬링과 마찬가지로 촐리타레슬링도 미리 연출된대로 남성레슬러가 연습한 대로 힘 한번 못쓰고 빵빵 나가떨어진다는 것을... 솔직히 얘기해.. 2008. 12. 27.
[어린시절] 크리스마스 새벽의 찬송가 소리 지금이야 별다른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나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려서 교회도 자주 갔다. 여름성경학교나 겨울철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열심히 활동하다가 뜸해지곤 했지만... 어린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더라도 우리 동네에서는 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개념은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먹고사는 일에 직접 관련이 없는 '여분의' 물건을 준다는 개념은 없었다. 안줘도 되는 것인데 특별히 은혜를 베풀어서 주는 물건을 선물이라고 한다면, 선물이라고 굳이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가끔씩 들리는 친척들이 사가지고 오는 종합선물세트 정도가 있었을까. 하여튼 크리스마스 카드는 주고 받아 봤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는 개념은 어린시절 나의 머리속에는 없었고 그것이 요즈음 내가 같은 무신론자인 내 딸들을 대하.. 2008. 12. 26.
081222 놀꺼리(4) 가이생; 또다른 전쟁 가이생은 회전(會戰,かいせん), 즉 대규모 병력들이 격돌하는 것을 일컫는 일본말 '가이센'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많이 했던 놀이는 국민가이생인 오징어가이생과 그것을 변형한 정말 과격한 놀이인 말X가이생이었다. 1. 먼저 오징어 가이생 이건 가이생 중에서 우리나라 전국에서 행해지던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라서 별도로 설명이 필요하진 않을 것입니다. 오징어 가이생의 놀이방법은 아마도 영화를 보신 분들이 잘 아실 듯 합니다. 2. 말X가이생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이 가이생에 대한 설명은 없더군요. 그렇다면 우리 지방에서만 했었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명칭이 거시기해서 설명들을 안 올린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이런 명칭이 왜 붙게 되었나를 설명하기 위해 제가 그린 그림을 보여드리면 쉽게 .. 2008. 12. 22.
081222 놀꺼리(3) - 감히 비석을 패대기를 치다니! 장난감이 없던 어린시절에 손바닥만한 돌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던 놀꺼리 중의 하나는 비석치기였다. 우리 동네에서는 비럭치기라고도 했다.[비석치기 중 오른발등치기를 하는 모습]1. 놀이도구 필요한 건 딱 하나입니다. 손바닥만한 돌 하나. 안정적으로 세우기 쉬운 직사각형의 모양이 가장 좋고 잘 깨지지 않는 단단한 돌이 유리합니다. 부딪칠 때 경쾌한 소리가 난다면 금상첨화!2. 놀이준비 먼저, 4~5미터 간격으로 공격선과 수비선의 두 줄을 나란히 긋습니다. 다음은 편을 갈라야죠. 보통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한 팀에 보통 4~5명 이내가 적당합니다. 진 팀은 수비선 위에다 자기 돌을 세웁니다. 이때 가능하면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땅을 파서 세운다거나 가로로 길고 낮은 돌을 세우기도 합니다. 3. 놀이방법.. 2008. 12. 22.
081208 나의 이상한 버릇  나는 나도 이해못할 묘한 버릇을 두 개 가지고 있다. 집 화장실을 사용하고 소등을 안하는 것과 글씨를 쓰면서 '남'자와 '만'자를 바꾸어 쓴다는 것. 이유 - 나도 모른다. 마누라가 항상 나에게 불평을 하는 점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담배를 너무 많이 핀다는 것이고, 둘째는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서 불을 안 끄고 나온다는 것이다. 담배 문제에 대해서야 모든 애연가들이 집 안팎에서 귀에 딱정이 앉도록 듣는 얘기일테니 그렇다 치고, 화장실 소등문제는 내가 생각해도 심각하다.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화장실 전등스위치는 출입문 바로 오른쪽에 붙어있다. 화장실 문을 나오자 마자 살짝 손만 뻗으면 되는 위치다. 그런데 나는 거의 - 항상 - 불을 켜 놓은 채로 거실로 직행한다. 그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마누라.. 2008. 12. 8.
081203 애연가도 헷갈리는 담배의 종류 우리나라의 KT&G에서 현재 시판하고 있는 담배의 종류는 24개 브랜드에 49종류나 됩니다. 하루 한갑이상을 피는 나도 정확하게 그 종류를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담배의 이름과 타르 및 니코틴 함량, 그리고 가격을 한번 정리해 보았다. 담배 많이 피시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ㅎㅎㅎ (글이 너무 길어서 중간에서 접어 두었습니다. 흥미 있으시면 펼쳐서 읽어 보시길...)  올해로 23년째 담배를 피고 있다. 가끔 끊어야지 하는 마음도 들지만 아직은 끊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 은하수로 시작한 담배가 솔로, 88로, 그리고 디스로 바뀌다가 요즘은 특정하게 선호하는 담배가 없어서 이것저것을 핀다. 그런데 요즘은 워낙 담배 종류가 다양해서 애연가인 나조차도 처음 들어보는 담배이름이 많다. 그래서 KT&G에 가서 요즘.. 2008. 12. 3.
081121 순해네 집앞의 연못 직장동료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건물 몇 층에서 떨어지면 사망할까 하는 황당한 소재가 나왔다. 4층이니 5층이니 별 쓰잘데 없는 얘기를 나누는 중에 갑자기 어린시절에 순해네 연못의 빨래터 옆 버드나무 위에서 떨어져서 죽을 뻔 했던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순해는 내 어릴적 죽마고우다. 지금은 10가구도 안되는 피폐해진 깡촌마을이지만 그 당시에는 20가구 쯤 살았는데 같은 나이의 남자친구들이 서넛 있었고 그 중에서 순해와 나는 유독 같이 놀기를 좋아했다. 하긴 내가 순해와 많이 어울리게 된 것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순해네 집에 동네에서 제일 잘 사는 집이라서 가끔 가면 먹거리를 챙겨줄 때가 있다는 점과 집에 책들이 제법 있다는 점이었다. 어릴 적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던 나는 동네에 있는 책은 거의 대부.. 2008. 11. 21.
081007 돈으로 독자를 사나? 며칠 전 퇴근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안양역에서 내려서 집 근처의 신호등을 건너려는데 컴컴한 구석에서 왠 남자가 튀어 나왔다. 손에 시퍼런 배추 잎사귀를 몇 장 들고 흔들면서 말을 거는 것이었다. "조선일보 보세요. 현금을 드립니다." "아! 저는 집에서 경향신문 보고 있어요." "그럼 한국경제도 공짜로 끼워 드릴께요. 조선일보 보세요. 말씀만 하시면 이 돈 당장 드려요." 귀찮았다. 그래서 떼어버릴 딱 한 마디... "돈이 문제가 아니고 저는 조선일보를 신문으로 보지 않습니다." 결국 그렇게 매정하게 떼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서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에서 이 무슨 추태인가? 돈으로 독자를 사려하다니! [위의 표는 일명 '자전거일보'로 알려진 신문구독경품을 제공하는 신문사들.. 2008. 10. 7.
081007 공무원과 컴퓨터 게임 5년 마다 실시하는 공무원 총조사라는 것이 있다. 신분이나 경력, 교육, 주거, 생활환경 등에 대해서 조사를 하는 것인데, 인구 센서스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기한이 다 되었다는 독촉을 받고 겨우 사이트에 접속하여 칸을 채워 나가는데 '여가활용'이라는 항목이 나타났다. 평소에 여가가 생기면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것으로 여러가지 선택지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택지에 나열된 것을 보고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거기에 나와 있는 것들은 독서, 바둑.장기, 문화예술관람, 스포츠, 봉사활동 등과 함께 맨 끝에 컴퓨터게임... 이라고 되어 있는데 나한테 해당되는 것이 별로 없다. 나는 사실 시간이 나면 친한 사람에게 전화해서 술을 먹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컴퓨터를 활용하여 서.. 2008. 10. 7.
081007 똑똑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 세 가지  첫째, 눈을 열어라. 둘째, 귀를 열어라. 셋째, 입을 열어라. 단, 아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르는 것을 묻기 위해서. 2008. 10. 7.
081007 막철을 타고 가며 술을 좋아한다. 주당들이 대개 그러하듯 귀가가 늦다. 가끔은 술값보다 택시비가 더 든다. 가능하면 지하철을 타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더라도 대부분 막차를 타는 경우가 많다. 수원방면 지하철은 용산역에서 11시 30분 경에 있다. 어제도 술자리가 있었다. 한 잔 더 하고 싶은 유혹을 순애씨 떼놓고 돌아서는 수일이 마음처럼 긴 미련으로 남기고 병점행 마지막 지하철을 탔다. 자리가 없다. 아니, 자리는 많은데 빈자리가 없다. 아니, 빈자리는 있는데 경로석이다. 앉았다. 왜? 피곤하니까? 아니 변명이 필요없다. 그냥 앉았다. 아차! 앞의 말 정정이다. 경로석 외에도 딱 한개 빈자리가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맨 귀퉁이 자리. 그런데 거기에 떡하니 온갖 잡동사니가 든 마트 비닐봉투 두 개가 인간 대.. 2008. 10. 7.
081007 버르장머리가 있다! 없다! 이 말을 자주 애용하시는 모 유명대학 철학과 출신인 전직 대통령이 계신다. 높은 자리에 앉아 계실 때는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라는 말씀도 하셨고, 최근 한나라당 공천사태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고 하시더니,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버르장머리'발언을 하셨다고 한다. 국어사전식으로 풀이하면 '버르장머리'는 '버릇'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버릇'은 1. 오랫동안 자꾸 반복하여 몸에 익어 버린 행동. ≒습벽. 2. 윗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예의. 이라고 되어 있다. 뜻으로 보아 버르장머리가 있고 없고는 윗사람이 왈가왈부할 일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분은 일본이나 한나라당이나 촛불시위자들을 자신의 아랫것들로 보신다는 것인데, 국가의 최고 관리자까지 지내시다 .. 2008. 10. 7.
081006 댑싸리비와 몽당빗자루 며칠 전 청계산을 다녀오다가 우연히 어느 집 담장 옆에 가지런히 가꾸어져 있는 댑싸리를 보았다. 여름이 가고 초가을이건만 아직도 뽐내는 그 싱싱함이라니! 그 초록빛깔과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을 보니 눈과 마음까지도 시원해졌다. 나 어릴 적 시골집들을 보면 집집마다 뒤뜰이나 길 옆의 빈터에 댑싸리를 줄지어 심어 놓곤 했다. 이 댑싸리란 놈은 밑둥치에서부터 잘게 잘게 수많은 가지를 쳐 나가는데 그물코가 무색할만큼 촘촘하다. 더구나 자라는 속도가 놀랍도록 빨라서 아침에 보고나서 학교갔다 오면 어느새 커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가지가 워낙 촘촘한지라 그 아래는 정말 시원한 그늘이 지는데 그래서 생긴 속담이 '댑싸리 밑의 개팔자'라는 말로 시원한 여름철에 잎이 무성한 댑싸리 나무 아래서 꾸벅꾸벅 오수를 즐기.. 2008. 10. 6.
081003 잘못한 것과 잘 못한 것 팔불출같지만 나는 학창시절에 국어성적이 무척 좋았다. 나름대로 책도 제법 읽었고, 어렵다는 시험도 붙었다.(~~그래 잘 났다!!! ㅋㅋㅋ) 그런데 오늘 사전을 찾아보다가 나의 국어실력에 대한 혼란이 생겼다. 내 생각에는 '잘못하다'는 나쁜 일을 하다 또는 비난받을 일을 하다라는 의미로 영어의 Error와 유사하고, '잘 못하다'는 잘하지 못하다, 능숙하게 하지 못하다, 서툴다와 같은 의미로 영어의 Mistake와 유사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국어사전에서 '잘못'이라는 말을 찾아보니 1 잘하지 못하여 그릇되게 한 일. 또는 옳지 못하게 한 일. 2 틀리거나 그릇되게. 3 적당하지 아니하게. 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역시 같은 사전에서 '잘 못하다'라는 찾아보니 띄어쓰기를 무시하고 위와 똑같은 설명을 .. 2008. 10. 3.
080928 칭찬과 꾸중의 기술(경향신문을 읽고) 사람을 다루는 두 가지 방편은 사탕과 채찍, 상과 벌, 그리고 칭찬과 꾸중이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점은 언제 어떻게 칭찬을 하느냐, 또한 언제 어떤 방법으로 꾸중을 하느냐의 타이밍과 적절한 횟수(비율)의 문제인데, 나의 경우는 너무 칭찬이 많고 꾸중이 적을 뿐만 아니라 둘 다 너무 미적지근한 감이 있다. 아이들을 다룰 때나 팀원들과의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지나치게 칭찬 위주의 방법이 동원되고 또 가끔씩 꾸중을 섞을 때에도 이게 꾸중인지 뭣인지 모를만큼 애매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아마도 내 마음속에는 누군가와 - 설령 내 아이일 지라도 - 갈등관계를 유지하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즉, 필요할 때는 따끔하게 야단치고 당분간 긴장관계를 유지함으로.. 2008. 9. 29.
080926 성공적 업무수행은 충실한 자료관리에서 시작된다. 며칠 전에 만화가 허영만씨가 TV에 출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무르팍도사'라는 프로그램인데, 허영만씨의 광팬-나의 대학후배 득수라는 녀석도 꽤나 허영만을 좋아했던 것 같다.- 답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정무렵까지 시청을 하였다. 허영만씨가 세월이 갈수록 훤해지는 머리때문에 고민이라고 털어놓는 모습에서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했다. 어린 시절에 본 '각시탈'이라는 만화부터 시작하여 고시공부에 열중해야할 대학시절에는 '타짜", '카멜레온의 시' 등 만화가게에서 눈에 띄는 허영만의 만화는 모조리 섭렵을 할만큼 그 분의 작품에 푹 빠졌는데, 허영만씩의 만화는 정말 소재도 다양하고 그 소재들을 다루는 솜씨는 가히 그 분야에서 일해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을만큼 깊이가 느껴진다. 그런데 .. 2008. 9. 26.
080925 이것도 병의 일종이 아닐까? 공무원병 사람마다 나름대로 습관과 버릇이 있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형성된 것일 수도 있고, 일을 하면서 몸에 밴 것일 수도 있는데,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버릇이나 증상을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을진대 나의 경우는 이를 공무원병이라고 칭하고 싶다. 증상을 얘기하자면 뭐든지 줄을 세우고 반듯하게 놓고 통제가능한 범위 내로 끌어들여 놓아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면 나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반드시 식탁 위에 반듯하게 정렬을 해 놓아야 한다. 술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술병의 위치, 술잔의 위치, 안주까지도 정확히 내가 생각한 위 치에 있지 않으면 불안해서 소화가 안된다. 나의 책상 위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전화, 연필통, 서류철 등이 제자리에 있지 않거나 삐뚤어져 있는 것을 .. 2008. 9. 25.
080922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연출했던 전쟁놀이 예나 지금이나 남자들은 승부에 민감하다. 나 역시도 어릴 적부터 승부가 걸린 일이라면 이겨서 손해를 보는 일이라 할지라도 남에게 지기 싫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 끝장을 보고 나서야 직성이 풀리는 점은 어른이 된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나 어릴 적에는 함께 어울려서 정답게 노는 일은 가시나들이나 하는 일이고 남자애들은 무조건 몸으로 뛰고 부딪쳐서 상대를 제압해야 승부가 끝나는 놀이에 열중했다. 더구나 온 들판이 놀이터인 시절이었으니 지금 애들이 골목이나 놀이터에서 깨작대는 것과는 스케일이 다른 한판의 승부였던 셈인데, 가장 우리들이 좋아하고 흠뻑 빠졌던 것이 - 어찌보면 끔찍한 어감을 가졌지만 - 전쟁놀이였다. 전쟁놀이도 시대에 따라 많이 그 방법이 달랐는데, 주로 TV 연속극의 .. 2008. 9. 22.
080922 가부시끼라는 말을 아십니까? 나 어릴 적에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잘 모르고 어른들이 자주 쓰는 일본어를 따라서 쓰곤 했다. 그 중의 대표적인 말이 '가부시끼'인데, 점잖은 우리말(한자어)로 하면 '추렴' 정도가 될려나? 바쁜 농사철을 지나고 나서 찬바람이 솔솔부는 계절이 되어 얼추 가을걷이까지 끝내고 나면 이른 바 농한기가 된다. 그러면 동네 어른들은 개울바닥을 뒤져 물고기를 잡아 한 솥 가득 민물 매운탕을 끓이거나, 뒷집의 통통하게 살진 암탉 몇 마리를 잡아서 함께 거나하게 술 한잔을 걸치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럴 때 그 비용은 참여하는 사람들이 일정액씩 걷어서 충당하곤 했는데, 이런 경우를 '가부시끼'라고 했다. 근래 들어 젊은 축이 많이 쓰는 말로는 '1/n'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고, 유식한 외국어를 끌어대자면 'Du.. 2008.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