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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

[생각] 철이 듦과 사고의 유연성

by 무딘펜 2011. 8. 13.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각이 느리고 딱딱해져 가고 특히 건망증도 생기는 것에 대한 변명 



   철이 든다는 말을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철이 바뀌듯이 인생의 철이 바뀌어 성숙한 시기가 닥쳤음을 깨닫는다는 뜻일까? 아니면 정말로 쇠처럼 단단한 것이 우리에게 깃들어서 나름대로 확고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일까?

   그런데 어쩌면 진짜로 철이 내 몸이나 정신에 스며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요즈음의 내 생각에는 아마도 철이 머리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철이 들어서 머리가 딱딱해지면서 생각이 굳고... 그래서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상이 바로 철이든다는 것이 아닐까 한다. 더구나 이미 배운 것도 순발력있게 꺼내서 쓰지 못하는 것 역시도 두뇌가 딱딱해져서 유연성을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 철이 들면 나쁘다는 것인가? 물론 그런 점도 있겠지. 그렇지만 인간의 두뇌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린시절에는 새로운 것을 별다른 비판이나 변용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면,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 나름대로 나의 것, 나의 생각이라는 것이 생겨서 새로운 것이 접근하면 나름의 판단을 통하여 받아들일 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받아들임이 늦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기준과 주관을 가지고 현상을 걸러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겠지.

   나는 지금 철이 들어 있는가? 그건 확신할 수 없어도 마흔이 넘어서면서 건망증이 생긴 것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