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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

090514 아카시아 향기를 즐기며

by 무딘펜 2009. 5. 14.



                    [출처 : NEWSIS]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다. 우리나라는 3,4,5월이 봄으로 간주되는데 그 중에서도 5월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것 같다. 그런데 5월을 계절의 여왕으로 부르는 것은 도대체 어디에서 유래되었을까? 메이퀸을 뽑는 관습은 서양에서 비롯되었을테니 아마도 계절의 여왕이란 표현도 서양식 표현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서양의 5월도 우리처럼 아름다운지 궁금하다.

나 어릴적 우리집 뒷산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참 많았다. 알려진 대로 아카시아의 생명력은 정말 대단해서 겨울철에 한번 베어서 땔감으로 사용하면 3년정도 지나면 또 엄청나게 자라나곤 했다. 겨울철 동생과 함께 아카시아 나무를 베어서 통째로 집까지 끌고 오던 일들이 생각난다. 그렇게 해서 뒤뜰에 소북히 장작더미를 만들어 놓으면 어머님께서 그 장작을 때어서 엿도 고아주시곤 했는데...

농촌의 5월은 정말 배고픈 시절이다. 아직 보리가 나오기 전이라서 더욱 그러한데 이런 때에 허기를 그다지 달래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입이 심심한 것은 메꾸어 주는 것이 아카시아 꽃이었다. 공해가 심하지 않은 청정지역이라서 그냥 꽃잎을 훑어서 한 입 가득 베어물면 아카시아 꽃향기가 몸 깊숙히 배어드는 느낌이었다.

낮동안이라 멀리로 보이는 아카시아의 꽃은 하얗게 피어있지만 향기도 덜하다. 밤시간이 되면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솔솔 짙은 향내가 파고들어 오겠지. 그리고 고향 뒷산의 아카시아는 지금은 땔감을 할 사람도 없기에 20년 이상 나이먹은 고목이 되어서 하얀 꽃잎을 주렁주렁 달고 있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