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근처의 횡단보도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아파트에서 직진을 하거나 육교를 내려온 부근에서 도로를 건너려고 살펴보면 거기에서 10여 미터나 뒤쪽으로 횡단보도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그냥 도로를 무단횡단한다.
내 그림이 신통치 않지만 설명하자면 육교 아래쪽으로 횡단보도를 설치해 놓았는데 사람들이 다니는 가장 가까운 길과는 한참 떨어져 있다. 물론 지하차도를 둘러싼 벽이 높아서 저 빨간색 길을 이용할 경우 좌우에서 달려오는 차량의 시야가 가려져서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면 과속방지턱을 만들던가 신호등을 설치하던가 다른 방법이 있을 텐데 굳이 사람들이 이용하지도 않는 횡단보도를 멀찍이 만들어 두는 심보를 모르겠다.
아니 적어도 그런 사실이라도 널리 홍보하여 사람들의 이해라도 구하던가 하는 노력도 없다. 그냥 사람들이 못 다니도록 빨강색 원뿔로 된 구조물만- 이름을 모르겠다 - 드문드문 놓아두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를 무시하고 그 사이로 뛰어서 도로를 건넌다.
어제 보니 더 요상한 것도 만들어 두었더군.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하지 않고 대부분이 질러가니까 그 통로에다 철제로 가로막을 만들어 두었는데 그렇다고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보기엔 더욱 더 교통사고의 위험만 높이는 일이다.
아예 횡단보도만 남기고 전부 철조망을 친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 틈이라도 비집고 도로를 건너려고 할 것임을 왜 모르는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행정관서에서 할 일이지 자기들 기준과 편의에 따라서 사람들이 이용하지도 않는 곳에다 횡단보도를 설치해 두고 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질서의식 없는 시민이라고 욕하는 것이 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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