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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독서생활

♣ 나는 얼마나 '이기적'일까?

by 무딘펜 2018. 7. 30.
'이기심'은 생존과 번성을 위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며,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1.
우리는 누군가에게서 '너는 너무 이기적이야'라는 얘기를 들으면 매우 기분이 상해 합니다. '이기적'이라는 말은 마치 옛날 이야기의 착한 동생 흥부를 괴롭히는 욕심많은 놀부를 떠올리게도 하고 디룩디룩 살진 돼지를 연상케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이기심과 욕심의 의미는 천차 만별입니다. 

근래에 제가 읽은 책 중에 유난히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책이 많았습니다. 아담 스미스의 《도덕 감정론》, 리처드 도리스의 《이기적 유전자》, 다윈의 《자연선택》,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는 인간의 이기심을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존재목적은 '생존과 번성'이라는 점과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발로가 이기심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타인과 관계를 맺기 때문에 타인의 '생존과 번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나의 것을 희생하면서까지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철학적 논란이 있습니다.

2.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면 자신이 이기적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도, 말하기도 두려워합니다.

말 못 할 이런 심리적 갈등 속에 사는 우리에게 '이기심은 자연스럽고 정당하다'고 일러주는 위의 책들을 읽는 일은 속마음을 함부로 표현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던 마음을 다소나마 편하게 합니다.

3.
저는 가끔 우리가 이기심이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기심은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이지 남을 해롭게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야말로 자기존중, 자기애로서 원래 남들과 상관없는 개념입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흔히 쓰는 이기심이라는 말의 뉘앙스를 생각해보면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해석되는 경우가 종종 보게 됩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이익을 해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홍익인간'을 말씀하신 단군께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랬더니 고작 자신만을 이롭게 하려한다고 야단이라도 칠까봐 두려운 것일까요?

아마도 이런 현상은 해방 이후 국가형성과 경제발전에 매진하던 시기에 강화되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공공선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기심이라는 말의 의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던 잔재가 남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자연상태에서 우리가 가지는 가장 순수하고 본연적인 마음을 "이기적"이라는 부정적 단어로 매도하는 것은 어쩐지 부자연스럽고 무언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기 자신이 바로 서지 않고서 우리가 무엇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일단 자기 자신을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