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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

내 남편은 왜 저럴까?

by 무딘펜 2018. 6. 25.

[중앙일보에 연재 중인 강춘님의 <마눌님 마눌님> 중 한 컷이다. 이분의 다음 블로그에 방문하면 재밌는 글이 많다. ]

1.
고규윤 시인의 "남편"이라는 시입니다.

<남편>
                                        고규윤

 늦으면  궁금하고...
 옆에 있으면 답답하고...
 오자마자 자면 섭섭하고...
 누워서 뒹굴거리면 짜증 나고...
 말 걸면 귀찮고...
 말 안 걸면 기분 나쁘고...
 누워 있으면 나가라고 하고 싶고...
 나가 있으면 신경 쓰이고...
 늦게 들어오면 열받고...
 일찍 오면 괜히 불편하고...

 아주 이상하고
 무척 미스터리 한 존재...남편


2.
우리 남편들은 아내들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아마 신혼일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애인'수준은 아닐겁니다. '웬수 덩어리'라는 말만 피해가도 본전은 하는 셈이죠. ㅎㅎ... 

사실 반대로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평가도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문제는 타인의 비슷한 행동에 대해서는 용납이 되면서도 유독 내 남편, 내 아내의 행동은 유독 눈에 거슬린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서로에 대한 "지나친' 기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대가 크니 그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이 큰 것이죠.

밤늦게 들어오든지, 게으르든지, 칠칠맞든지 내 남편이나 내 아내가 아니라면 신경 쓸 일이 없겠죠. 그러나 내 남편이고 아내이니 적어도 "요 정도 수준"은 해주리라는 기대가 결국 "평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대에 대한 불만으로 나타나는 것이겠죠.

자식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부를 못하건 사고를 치고 다니건 내 자식이 아니면 신경 끄고 살텐데 "내" 자식이니 그러질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3.
해결책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그나 그녀가 변하길 바라는 건 '백년하청'입니다. 내가 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부터 서로에게 너무 기대하지 맙시다. 그가 또는 그녀가 당신의 남편이나 아내라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해서 인간 그 자체가 달라질 리는 만무합니다.

남편이나 아내나 자식이기보다는 "인간 그 자체"로 보아줍시다. 가끔은 게으르기도 하고, 때때로 칠칠맞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제대로 맞춰줄 줄 모르는 "나와 똑같은" 인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