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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

내 마음의 깨진 유리창

by 무딘펜 2018. 7. 20.
1.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어보셨죠.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하면 사회의 법과 질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혀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입니다.

꼴초인 저의 경우도 길거리를 가다가 담배꽁초가 한 두 개 버려져 있는 장소가 눈에 띄면 "양심의 부담을 덜 느끼며" 무단 투기를 하곤 합니다. 요렇게요!

1994년 뉴욕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Rudolf Giuliani)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적용하여 당시 범죄의 온상이었던 지하철 내의 낙서를 모두 지우도록 했습니다.

이에 시민들은 강력 범죄 소탕에 더 힘쓰지 않고 낙서나 지우고 있는 뉴욕 시를 강력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지워도, 지워도 낙서는 다시 생겨났습니다. 때문에 모든 낙서를 지우는 데 수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범죄율까지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낙서를 지운 지 90일 만에 범죄율이 줄어들기 시작 → 1년 후에는 30~40퍼센트 감소 → 2년 후에는 50퍼센트 감소 → 3년 후에는 무려 80퍼센트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뉴욕 시는 길거리 낙서도 지우고 신호위반, 쓰레기 투기와 같은 경범죄도 적극 단속했는데, 그 결과 강력범죄까지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2.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도 이 이론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작고 사소한 실수라고 해서 바로잡지 않고 넘어가면 다른 사람들도 그래도 괜찮은가보다 생각하게 됩니다.

같은 유형의 잘못이 반복되고, 더 치명적인 실수도 발생하지만 역시 분위기에 따라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면서 결국은 조직의 질서가 무너진다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3.
한 걸음 더 나아가 개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내 스스로 정한 생활의 규칙이나 마음 속의 약속을 '이번 한번만!'이라는 핑계를 대면서 지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음 번에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되면 나의 교활한 뇌는 나의 느슨해진 마음을 재빨리 파고 듭니다. 살면서 숱하게 들어본 적 있는 달콤한 목소리 '딱 이번 한번만 더!' 내 결심은 어느새 무너집니다.

아무리 늦어도 12시 이전에는 집에 들어가겠다. 7월 초에 했던 나의 결심은 어제 저녁에 여지없이 깨어졌습니다. 나의 마음은 여기 저기가 깨져서 너덜너덜해진 유리창인가 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래도 나는 나이니까요? 진심으로 반성하는 듯 하니 (그동안 숱하게 그랬듯이) 한번만 더 용서해 주려고 합니다.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의 유리창은 테이프로라도 다시 붙이고 오늘부터는 바른생활 사나이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