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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수의 일상사

군인과 소방관

by 무딘펜 2018. 12. 12.

우리나라에서 제일 존경받는 공무원은  소방직 공무원이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악전고투하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그들에게 보내는 박수는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군인은 아니지만 국방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비슷한 수준의 위험한 일을 하는 군인들은 왜 그만큼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건지에 대하여 궁금해집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징병제 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의무복무를 한 분들의 대부분이 가지게 되는 군에 대한 심리적인 거부감이 그 한가지 일겁니다.

그리고 군은 특유의 계급정년제도로 인하여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진급을 하지 못하여 전역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에서 내쳐진다는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간부들이라고 해서 군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면도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군사정권시대에 대한 기억, 방산비리 등 언론보도의 영향 등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최근에 책에서 다음과 같은 중국 속담을 읽으면서 좀 더 근본적인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불이 나서 눈썹과 수염을 그을려가며 불을 끈 공은 알아주지만, 미리 불이 나지 않도록 예방을 한 공은 알아주지 않는다."

소방관들은 불난 곳에서 용감하게 진화작업을 하는 모습이 비춰집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그들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보냅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군인들은 전쟁에 임하는 용감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철저히 전쟁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들은 잊고 있는 건 아닐까요?

소방관들이 희생과 헌신을 보기 위하여 자기 집에 불나기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군인들의 용감한 모습을 보기 위하여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겠지요.

불이건 전쟁이건 일단 벌어지면 엄청난 피해가 생기므로 미리 예방하는 일이 최선입니다. 그 최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관심과 박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끝//